그리스 출신의 검은 뿔테 안경을 쓴 세계적인 여가수 나나 무스쿠리(75)가 재정위기에 빠진 조국 구하기에 나섰다.
무스쿠리는 3일 현재 받고 있는 유럽의회 의원연금 전액을 그리스를 위해 바치키로 했다면서 전세계 그리스인들이 조국을 돕는데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무스쿠리는 지난 1994년부터 1999년까지 그리스 보수당인 신민주당의 유럽의회 의원을 지냈으며 매년 2만5천유로(한화 약 4천100만원)의 연금을 받고 있다.
그는 재무장관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리스가 암적인 존재로 취급당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며 "연금 헌납은 국가에 대한 의무"라고 강조했다.
그의 연금 헌납을 계기로 전세계의 부유한 그리스인들의 조국을 돕기 위한 운동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영국 언론들은 전했다.
크레테 섬에서 태어난 무스쿠리는 `오버 앤드 오버(Over and over)', `사랑의 기쁨' 등을 히트시키며 1960년대부터 전세계에서 3억장 이상의 앨범을 판매한 기록을 갖고 있다.
그녀는 영어, 프랑스어, 독어 등 7개국 언어로 모두 1천500곡을 녹음할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해왔다.
극심한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 정부는 재정적자 규모를 국내총생산(GDP)의 12.7%에서 올해 8.7%로 줄이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날 48억 유로의 추가 긴축안을 발표했다.
이성한 특파원 ofcourse@yna.co.kr (런던=연합뉴스)
이성한 특파원 ofcourse@yna.co.kr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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