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2명 ‘종교·의학적 이유’ 거부
지난해말 디트로이트행 여객기 폭파 기도 이후 도입이 확대되며 논란이 많았던 전신투시기 통과를 거부한 승객이 처음으로 탑승이 거부된 사태가 3일 확인됐다. 영국 맨체스터 공항당국은 2주 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행 여객기에 탑승하려던 두 여성 승객이 각각 종교적·의학적 이유로 통과를 거부해 탑승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고 <비비시>(BBC) 등이 이날 보도했다.
영국은 지난해 10월 맨체스터 공항과 히드로 공항 두 곳에서 전신투시기 검사를 시범적으로 실시해오다가 여객기 폭파기도사건 발생 이후 지난 2월부터 본격 시행했다. 미국 공항의 경우 전신투시기 이외의 선택도 가능하지만, 영국은 무작위 선정된 승객에 대해 투시기 통과를 의무화하는 가장 강력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거부하면 비행기를 탈 수 없다. 두 여성 탑승객은 탑승권이 취소돼, 짐을 놔둔 채 공항을 떠나야 했다. <가디언>은 파키스탄항공에 예약했던 두 여성 가운데 한 명은 종교적 이유로, 또 한 명은 “전염병이 있다”는 이유를 대며 거부했다고 전했다.
대당 가격 80만파운드(약 14억원)인 이 투시기는 옷에 가린 신체 모든 부위를 보여줘 ‘알몸 투시기’로 불린다. 이슬람교에서는 신체의 특정부위를 노출시키는 투시기는 ‘정숙’의 규칙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해왔고, 교황도 이에 대한 우려를 표시한 바 있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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