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 무스쿠리(75)
‘천상의 목소리’를 가진 그리스 국민가수 나나 무스쿠리(75·사진)가 국가 파산 위기에 빠진 조국 구하기에 나섰다. 현재 스위스에 살고 있는 무스쿠리는 1994년부터 1999년까지 그리스 보수당인 신민주당 소속의 유럽의회 의원을 지내 매년 2만5000유로(한화 약 4100만원)씩 받고 있는 연금을 “그리스가 국가위기에서 벗어날 때까지 헌납하겠다”고 3일 밝혔다. 무스쿠리는 재무장관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리스가 암적인 존재로 취급당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며 “연금 헌납은 국가에 대한 의무”라고 강조했다고 그리스 일간지 <엘레프테로디피아>가 3일 보도했다. 그의 연금 헌납이 전세계에 퍼져 살고 있는 그리스인들의 조국 돕기에 불을 지필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극심한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 정부는 이날 48억유로의 추가 긴축안을 발표하는 등 유럽연합의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 뼈를 깎는 긴축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열쇠를 쥐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오는 5일 게오르기우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와의 회담을 앞두고 “지원조처를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그리스가 스스로 숙제를 푸는 것외에 대안이 없다”고 밝혔다. 그리스 내부에서는 노동자들의 시위가 그치지 않고 있다. 그리스공산당(KKE) 산하 노조단체는 추가 재정 긴축안에 항의해 4일 아테네 재무부 건물을 한때 점거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리스 민간과 공공부문을 대표하는 노조단체인 노동자총연맹(GSEE)과 공공노조연맹(ADEDY)은 5일에도 4시간 동안 동시 총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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