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AP=연합뉴스) 교내에 콘돔 자판기를 설치하기로 한 로마 시내 고등학교의 결정을 교황청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콘돔 자판기 설치가 자칫 학생들의 성관계를 부추길 수 있다는 것.
교황청의 아고스티노 발리니 추기경은 콘돔 자판기 설치 결정이 성(性)을 하찮은 것으로 만든다고 비난했다.
이탈리아 주교회의 기관지 '아베니레'도 11일 성이 "한낱 육체의 운동"으로 전락했다면서 교육자들이 성의 도덕적 의미보다 건강과 위생적 측면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고 개탄했다.
학부모단체와 정치인들도 비판대열에 가세했다. 대표적인 학부모단체인 MOIGE는 불충분한 조치라고 지적했고, 지아니 알레마노 로마 시장은 자판기 설치가 "학생들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로마 케플레로 고등학교는 예정대로 자판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 학교 안토니오 파나치오네 교장은 "이건 콘돔 사용이나 성관계를 부추기는 일이 아니라 반대로 예방하고 교육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파나치오네 교장은 자판기 설치를 통한 콘돔 배포는 단지 성교육의 일환일 뿐이라며 청소년들 사이에 에이즈 감염 확산을 막고 이탈리아 내 콘돔 사용에 대한 금기를 깨고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carpe87@yna.co.kr
carpe87@yna.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