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개주 중 24곳서 이겨…피용 총리 내각총사퇴 시사
대선과 총선에서 잇따라 패배해 내부분란에 휘말렸던 프랑스 좌파연합이 21일 실시된 지방의회 결선투표에서 사실상 싹쓸이에 가까운 승리를 거뒀다.
사회당·유럽녹색당·공산당의 좌파연합은 97%의 개표가 끝난 가운데 53.7%를 득표해 35.2%에 그친 집권 대중운동연합(UMP) 등 중도우파를 압도했다. 좌파연합은 본토 22개와 해외영토 4개 등 26개 주(레지옹) 지방의회 가운데 24개 주 의회를 장악해 전체 의회를 장악하는 ‘그랜드슬램’에 근접하는 승리를 거뒀다.
이번 지방의회 선거는 각 지역별로 공공교통 문제 등 지역별 이슈가 걸려있긴 했지만,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좌파연합은 2012년 대선을 위한 유리한 교두보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10%대까지 치솟은 수십년래 최악의 실업률과 사법·연금 개혁 등을 둘러싼 정책에 대한 반대여론이 우파정부에 대한 민심이반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투표율도 1주일 전 1차 때 46%, 이번 2차 때 51%에 그쳤다.
마르틴 오브리 사회당 당수는 “대통령과 정부의 정치에 대한 거부”라고 평가했다. 프랑수아 피용 총리는 “이번 선거는 프랑스 국민들의 우려를 보여준 것으로, 내 몫의 책임을 통감한다”며 내각 총사퇴를 시사했다. 클로드 게앙 대통령 비서실장은 일간 <라크루아>와 회견에서 대규모 개각보다는 “중폭 정도의 개각이 불가피할 것 같다”고 밝혔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