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참패 이어 드빌팽 전 총리 ‘신당창당 추진’ 분열 조짐
프랑스 우파가 자중지란에 빠졌다. 21일 치러진 지방의회 선거에서 집권 대중운동연합(UMP)이 참패한 가운데, 같은 당 출신 도미니크 드빌팽 전 총리가 신당 창당 계획을 밝히고 나섰다.
드빌팽 전 총리는 오는 6월 중도우파 신당 창당과 2012년 대선 출마를 25일 선언할 것이라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22일 전했다. 선거패배 책임공방이 뜨거운 가운데, 향후 우파 진영의 분열을 부추길 게 뻔하다. 우파는 가뜩이나 차기 대선에서 좌파 후보로 유력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인 도미니크 스트로스칸에 고전이 예상되고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최대 정적 드빌팽 전 총리는 명예회복을 별러왔다. 그는 2004년 사르코지 등 40여명이 불법 비밀계좌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가 음해 혐의로 고소됐고 대선후보 자리도 내줬지만 지난 1월 무죄선고를 받았다. 드빌팽은 우파 대선 후보 가운데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22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8%는 다음 대선에 사르코지가 출마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드빌팽의 창당은 사르코지의 재선 가도에 최대 장애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
사르코지는 선거 패배 하루 만인 22일 개각을 단행하고 사태수습에 나섰지만, 소폭 개각이어서 미봉책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노동장관을 경질하고 예산장관도 교체했지만, 프랑수아 피용 총리가 유임되는 등 민심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사회당 등은 비난했다. 23일에는 공공분야 노조가 연금개혁 및 일자리 축소 등에 항의하는 전국적 파업을 벌이며 사르코지 행정부를 압박했다. 외신들은 우파 정권이 좌파와 극좌파의 약진 사이에 끼여 갈수록 고립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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