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이스라엘 외교관 추방

두바이에서 발생한 하마스 간부 암살 사건과 관련해 영국 정부가 이스라엘 외교관을 23일 추방했다.

데이비드 밀리반드 영국 외교장관은 이날 하원에 출석해 "12명의 위조 영국 여권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외교관을 추방했다"고 밝혔다.

밀리반드 장관은 그러나 외교관의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다.

그는 "이스라엘이 위조 여권을 사용하는데 책임이 있다고 믿을만한 꼼짝할 수 없는 이유들이 있다"며 "여권 도용은 용서할 수 없고 영국의 국가 안보에 중대한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정부가 중요한 동맹국 가운데 하나인 이스라엘의 외교관을 추방키로 한 것은 위조 여권 사용에 대한 정부의 매우 확고한 메시지로 보인다고 BBC는 해석했다.

추방 대상은 주영 이스라엘 대사는 아니라고 이 방송은 덧붙였다.

지난 1월 19일 두바이의 한 호텔방에서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요원으로 추정되는 암살단원들이 하마스 간부 마흐무드 알-마부를 살해했으며, 두바이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영국 위조 여권 12개 등을 사용해 두바이를 드나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영국 중대조직범죄청(SOCA)은 이스라엘에 수사관을 보내 위조 여권 사용 경위를 조사해왔다.

두바이 경찰은 암살단의 배후에 모사드가 있는 것으로 결론짓고 용의자들을 추적하고 있으나 이스라엘은 암살의 배후가 모사드라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성한 특파원 [e-mail] (런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