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비행기 사고로 사망한 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은 한국에도 상당한 관심과 호의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카친스키 대통령은 한-폴란드 수교 20주년을 맞아 2008년 12월 한국을 방문해 이명박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양국 간 정상회담은 2004년 12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폴란드를 국빈 방문해 알렉산드르 크바스니예프스키 전 대통령과 회담한 이후 약 4년 만이었다.
또 지난해 7월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폴란드를 방문해 카친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어 폴란드의 원전 건설 사업에 우리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하는 등 양국 현안을 두루 논의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양국이 앞으로 공동 번영의 한배를 타고 금빛 미래를 향해 힘차게 항해해 나가자는 의미로 금제 거북선, 그리고 카친스키 대통령 내외가 방한했을 때 모습을 담은 디지털 액자 등을 선물했다.
이준재 주폴란드 대사는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유럽 국가들은 대체로 유럽 내 외교 관계에 주력하는 경향이 있어 아시아 국가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친스키 대통령은 한국에 큰 호의와 관심을 갖고 있던 지한파였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그는 그러나 이번 사고가 한국-폴란드 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사실상 없다고 밝혔다.
이 대사는 "폴란드는 대통령과 총리 간의 권력 배분이 불분명해 가끔 불화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정부 대표는 총리이기 때문에 국가 행정에 당장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헌법에 따라 하원의장이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하면서 후속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주폴란드 대사관 직원들은 주말임에도 공관으로 출근해 현지 언론의 보도와 정부 발표 등을 점검하는 등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경석 특파원 kskim@yna.co.kr (베를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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