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정부 시위대를 피해 달아난 쿠르만베크 바키예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이 11일 키르기스 남부 잘랄라바드의 자신의 고향마을에서 침통한 표정으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잘랄라바드/AP 연합뉴스
키르기스스탄 과도정부 경고
바키예프 “유혈사태 부를 것”
바키예프 “유혈사태 부를 것”
키르기스스탄에서 과도정부와 달아난 쿠르만베크 바키예프 대통령 사이에 대치가 길어지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혁명 이후 들어선 과도정부 2인자인 오무르베크 테케바예프는 11일 라디오 연설에서 “바키예프 대통령이 혼란을 일으키려 시도한다면 과도정부는 물리력을 쓸 준비가 되어 있다”며 “바키예프는 사임하고 국민들에게 자신의 결정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바키예프는 물리력 동원은 유혈사태를 부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키예프는 이날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무력을 사용한다면 내 주위의 사람들이 허용하지 않을 것이고 피로 물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7일 혁명 과정에서 시위대 80여명이 숨진 것에 대해 자신은 시위대에 발포를 명령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바키예프는 유엔이 평화유지군을 파견해 키르기스에 질서를 회복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독립적인 국제기구가 조사를 벌여서 내게 잘못이 있다고 결론을 내리면 모든 책임을 질 뜻이 있다”고 말했다.
과도정부에 대한 국제사회의 승인은 늘어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10일 로자 오툰바예바 과도정부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키르기스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 등을 약속해, 바키예프는 더욱 궁지에 내몰렸다. 앞서 러시아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8일 오툰바예바에게 전화를 걸어 과도정부 지지 의사를 밝혔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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