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총선 2차 TV토론회서도 1위
캐머런·브라운 집중공격 받아내
캐머런·브라운 집중공격 받아내
바람몰이가 거품은 아니었다. 내달 6일 영국 총선을 앞두고 22일 열린 3당 당수 2차 텔레비전 토론에서 자민당 닉 클레그(43)가 반격을 막아냈다. 토론 뒤 실시된 5개 여론조사가 꼽은 승자는 제각각이었지만, 전체 평균에선 클레그가 33.4%로 1위를 차지했다. 1차 토론 직후 51%라는 압도적 지지보다는 크게 떨어졌지만, 돌풍을 이어가기에 충분했다. 32.8%를 얻은 데이비드 캐머런 보수당 당수도 선전했지만 1차 토론의 부진을 뒤엎는 ‘한방’은 없었다. 집권 노동당을 이끄는 고든 브라운 총리는 27.6%에 그쳤다. <가디언>은 “자민당이 강력한 제3세력으로 등장한 새 판도가 바뀌지는 않았다”고 23일 평가했다. 이날 캐머런과 브라운은 1차 토론의 승자 클레그 공격에 집중했다. 캐머런은 “어떤 변화냐, 누가 변화를 이끌 것이냐가 문제”라며, 자유주의적 진보 성향의 자민당이 아니라 보수당이 변화의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13년 만에 정권을 내줄 위기에 처한 노동당의 브라운 총리는 클레그에게 “현실을 똑바로 보라”며 수차례 공격했다. “미국 친구가 우리한테 말하는 대로 늘 해서는 안 된다”거나, 핵잠수함 대체계획이 예산낭비라는 클레그의 비판에 대한 반격이었다. 브라운은 “스타일과 홍보에 관해서라면 나는 빼라. 하지만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내가 적임자”라고 경륜을 강조했다. 2차 토론에서도 자민당이 선전해, 열흘 남짓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1974년 이후 유지됐던 양당제가 뿌리부터 흔들리면서 자민당이 연립정부 구성의 열쇠를 쥘 것이라는 분석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영국이 한 지역구에서 최다득표자 1명만을 뽑는 소선거구제여서, 자민당이 정당 득표율에서 선전해도 의석수에서는 양당구조를 깨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자민당이 제1당으로 부상해 클레그가 총리에까지 오를 가능성은 낮지만, 총선 이후 정국의 최대 변수로 부상할 가능성은 커 보인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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