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등 재통합 추진
러시아의 지정학적 특징은 한마디로 ‘지리적 방어불가능성’(indefensibility)이다. 1989년 베를린장벽 붕괴와 91년 소비에트 연방 해체로 러시아는 시베리아를 제외하면 17세기 러시아공국의 국경으로 축소됐다. 주변국을 완충지역으로 거느렸던 소련과는 달리 러시아의 국경에서 큰 강이나 대양, 산맥 등 자연적인 방어선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미국의 민간 국제안보 분석기관인 스트랫포의 조지 프리드먼 소장은 “러시아의 주변국에 대한 최근 공세적 움직임이 소련의 부활을 노린 것은 아니다”라며 러시아의 지역적 패권과 안전성 확보를 위해 주변국에 대해 선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첫째 범주는 러시아가 재통합 대상으로 보는 우크라이나 등 4개국이다. 아시아와 유럽으로부터 러시아를 방어하고 흑해와 카스피해 접근을 위해 필수적인 나라들이다. 둘째는 차순위로 재통합을 희망하는 국가들로 발트 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6개국이다. 이 가운데 에스토니아가 첫째 범주에 가깝다. 셋째는 키르기스스탄 등 4개국으로, 러시아의 이익에 절대 중요한 국가들은 아니지만, 내부의 취약성 때문에 통제하기 용이한 나라들이다. 마지막 범주엔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는 독일, 프랑스, 폴란드, 터키 등 지역강국이 속한다.
류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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