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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캐스팅보트’ 쥔 클레그의 선택은?

등록 2010-05-02 21:52수정 2010-05-02 21:53

영국 총선 예상 의석수
영국 총선 예상 의석수
지지율 올랐지만 소선거구제 탓 의석수 한계
노동-보수 중 연정 파트너 놓고 ‘행복한 고민’




영국 총선(5월6일) 날짜가 다가올수록 노동당의 한숨은 깊어지고, 보수당의 조바심은 커지고 있다. 반면 자유민주당은 창당 이래 최고의 지지율을 실제 의석수로 연결시키기 위해 양대 정당과의 차별화에 막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체 의석수 650석이 걸린 이번 총선에서 단독 집권을 하려면 326석이 필요하지만, 대이변이 없는 한 단독과반 정당은 나오지 않을 게 확실시된다. 앞으로 관심은 정당별 득표율과 의석수, 그에 따른 연정 구성의 방식이다.

지난 29일 마지막 티브이 토론 직후 영국 여론조사기관들이 정당 지지율을 토대로 계산한 예상 의석수는 보수당 255~268석, 노동당 216~283석으로 예측됐다. 자민당은 최소 83석에서 많게는 137석까지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당은 현재 356석보다 73~140석이 줄어든 반면, 보수당은 현재 198석보다 57~70석, 자민당은 62석보다 최대 75석이 늘어난 수치다.

영국은 각 지역구에서 최다 득표자 1명만 뽑는 소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있어, 지지율과 예상의석이 비례하지 않는다. 정당 지지율만 보면 집권 노동당은 2007년 10월 이후 지금까지 줄곧 보수당에 뒤진데다 최근에는 지지율 2위 자리마저 자민당에 빼앗기곤 한다. 그럼에도 예상 의석수에서는 노동당이 여전히 자민당을 3배 가량 압도하고 보수당과 원내 1당을 다투고 있다. 누구도 이번 총선 결과를 섣불리 예측할 수 없는 이유다. 리즈 대학의 빅토리아 허니먼 교수는 1일 “(이번 총선은) 100년에 한번 있을까말까 한 변화로, 경이롭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에서 킹메이커를 넘어 핵심 연정파트너로 급부상한 닉 클레그 자민당 당수…는 1일 <에이피>(AP) 통신 인터뷰에서 “이번 총선 이후 어떤 정치인도 선거제도의 대대적인 정치개혁의 필요성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며, 선거제도를 포함해 전면적인 정치시스템 개혁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특히 “(보수당의) 데이비드 캐머런이 그렇게 하는 쪽을 선택하고 있어 놀랍다”고 말해 연정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듯한 여운을 남겼다. 앞서 지난 26일 캐머런은, 자신이 총리가 된다면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 자유민주당과 협상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자민당은 총선뒤 연정 파트너로 노동당과 보수당을 놓고 ‘행복하지만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정치적 성향으로는 우파 보수당보다는 중도좌파 노동당과 더 가깝지만, 노동당의 득표율이 너무 낮을 경우 민심을 거슬러가면서 노동당과 손을 잡는 것은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보수당과 연대하는 것은 정책노선의 차이가 클 뿐 아니라, 똑같이 ‘젊음’과 ‘변화’를 앞세운 캐머런과와 차별성을 기대하기 힘들다. 클레그는 1일 “가치관을 볼 때 나와 캐머런 사이에는 하나의 만(灣)이 놓여있다”며 선을 그었다. 앞서 지난 29일에는 “총선 뒤 고든 브라운 총리가 노동당 당수에서 물러난다면 노동당과 연대할 수 있다”며 여지를 남겨놓았다.

보수당은 유권자들의 노동당 정부에 대한 실망에 힘입어 1년전까지만 해도 지지율 40%를 넘나들며 다우닝가에 바짝 다가섰지만 지금은 원내 1당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영국의 한 유명 방송인은 1일 일간 <가디언>에 “이번 총선의 진정한 포인트는 보수당이 클레그 죽이기에 실패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가디언>의 지적대로 “변화무쌍한 총선 판도가 영국 정치판의 낡은 질서를 날려버리고 있다”는 점이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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