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유럽

은행지점 불에 타…직원 3명 숨진채 발견

등록 2010-05-05 21:23수정 2010-10-29 16:21

아테네 등 수십만명 시위…구제금융 ‘후폭풍’ 거세
에너지·교통노조 총파업…포르투갈도 신용강등 위기
수만명의 성난 시위대가 그리스 수도 아테네의 거리를 집어삼킬 듯했다.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기 위한 정부의 초긴축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5일 과격화 양상을 띠면서 최소 3명의 시민이 숨지는 등 그리스 상황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이와 함께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포르투갈의 신용등급 하락을 경고하는 등 유로존 위기 또한 다시 불붙을 기미다.

이날 아테네를 비롯한 그리스 전국 곳곳에선 공공부문 임금 동결과 연금 축소를 뼈대로 한 긴축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노조 쪽 추산 20만~25만명, 경찰 추산 10만명으로 그리스 재정위기 이후 최대 규모다. 얼굴에 수건을 두른 수백명의 시위대는 은행과 상점에 화염병을 던졌다. 이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로 마핀은행의 한 지점 안에 있던 시민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그리스 경찰이 <데페아>(DPA) 통신 등에 밝혔다. 세무서 등 다른 건물에도 불이 붙었고 경찰은 건물 내 시민들의 소개작전에 나섰다. “도둑놈, 도둑놈”이라 외치며 의회로 진입하려는 시위대에 맞서 경찰은 최루탄을 쐈다.

그리스 에너지·교통 등 민간부문 노동자들은 5일, 전날부터 파업에 들어간 공무원들과 합세해 총파업을 벌였다. 모든 공항과 기차·여객선이 마비되고 아크로폴리스 등 유명 유적지도 관광객을 받지 않았다.

이날 시위가 일부 극좌파들로 말미암아 폭력화된 측면은 있지만, 정부의 긴축 대책이 부자들이 아니라 서민들에게만 희생을 요구한다는 인식은 그리스 국민들 사이에 팽배하다. 월 해고 상한선 확대, 부가가치세 인상, 여성 연금수령 연령 상향 등의 내용은 안 그래도 살인적인 실업률에 시달리는 국민들한테 직격탄이 되기 때문이다.

한편 국제 금융시장에선 그리스 구제금융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이날 무디스가 포르투갈의 신용등급을 3개월 안에 1~2등급 낮출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달러 대비 유로 가치는 한때 1.2804달러로 14개월래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그리스와 스페인의 주가지수가 각각 3.9%, 2.27% 하락하는 등 구제금융 협상 타결 직후인 지난 3일 소폭 상승했던 유럽 증시는 이틀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금융시장의 이런 반응은 구제금융이 채무 위기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어렵고 스페인·포르투갈·이탈리아까지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그리스가 지원금으로 채무 상환을 계속하더라도, 지난해 13.6%까지 증가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가 2012년 말에 가서도 14%에 이를 것이라고 말하는 전문가들이 많다고 전했다. 특히 유럽 증시에는 스페인이 국제통화기금에 2800억유로의 구제금융을 요청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기도 했다.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는 “정말 미친 소리”라며 풍문을 일축했지만 불안을 잠재우지 못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