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총선 결과 및 득표율
연정 구성 어떻게 되나
의석수 상관없이 집권당에 내각 구성 우선권
브라운 “연정추진” 캐머런 “노동당 통치권 상실”
‘캐스팅보트’ 쥔 자민당은 보수당에 힘 실어줘
* 헝 의회 : 정당 단독 과반 실패
의석수 상관없이 집권당에 내각 구성 우선권
브라운 “연정추진” 캐머런 “노동당 통치권 상실”
‘캐스팅보트’ 쥔 자민당은 보수당에 힘 실어줘
* 헝 의회 : 정당 단독 과반 실패
총선을 치른 영국 정국이 혼돈에 휩싸였다. 7일 오후 5시 현재 전체 650석 중 649석의 의석이 확정된 가운데 제1야당인 보수당이 306석을 얻어 예상대로 제1당을 차지했고, 집권 노동당은 258석을 차지해 의석이 91석 줄어드는 패배를 기록했다. 선거 과정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자유민주당은 57석에 그쳤다. 36년 만에 단독과반 정당이 없는 ‘헝 의회’가 현실화돼 어느 한 당으로는 정부를 구성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진 것이다. 20세기 이후 영국 총선에서 과반의석 정당이 없는 헝 의회가 등장한 것은 1929년과 1974년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앞으로 관심사는 연정 구성의 주도권을 누가 쥘 것인지와 연정 구성을 위한 짝짓기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쏠려 있다. 불문법인 영국의 정치관례상, 과반의석 정당이 없을 경우 의석수와 상관없이 현직 총리에게 차기 내각 구성의 우선권이 있다. 내각과 총리는 최고통치자인 여왕의 위임을 받아 구성된다. 브라운 총리는 연정 구성이 여의치 않으면 여왕에게 사의를 밝히고 다른 정당의 지도자를 차기 내각 구성권자로 천거하거나 의회 해산 및 재선거를 요청해야 한다. 브라운 총리의 사임 여부에 따라 향후 정국의 방향이 크게 달라지는 셈이다.
보수당과 노동당은 서로 차기 정부의 적임자임을 내세우며 집권을 향한 치열한 신경전을 시작했다. 브라운 총리는 노동당 중심의 연정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투표 종료 직후 “브라운 총리는 자유민주당 및 다른 군소정당들과의 협상을 통해 정권 유지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라운 총리는 “최저임금제, 육아비용 세액공제, 국민의료보험 개혁, 아동빈곤 탈피, 97년 집권 이후 200만개 일자리 창출 등 노동당이 이룬 성과들이 자랑스럽다”며 재신임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보수당은 노동당의 연정 움직임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데이비드 캐머런 보수당 당수는 “(이번 총선으로) 노동당이 통치 위임권을 잃었다”고 선언했다. 보수당 그림자내각(섀도 캐비닛)의 윌리엄 헤이그 장관은 “브라운 총리가 자유민주당과 (연정 구성을) 협약하는 것은 영국 정치의 수치가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연정 구도에서 결정적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 자유민주당의 닉 클레그 당수는 7일 “어느 정당이든 최다득표, 최다의석을 확보한 정당이 스스로 또는 다른 정당과의 연합으로 내각을 꾸릴 우선권을 갖는다는 관점을 고수하고 있다”며 사실상 보수당에 힘을 실어주었다. 클레그가 정치적 성향이 비슷한 노동당이 아닌 보수당과 손을 잡을 수도 있음을 암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민당과 연정 구성을 바라는 노동당으로선 실망스럽기 짝이 없는 선언이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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