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작업 지연에 수백명 피해…투표용지 동나기도
스캔들 당사들 줄줄이 탈락…녹색당 첫 당선자 내
스캔들 당사들 줄줄이 탈락…녹색당 첫 당선자 내
6일 치러진 영국 총선이 선거관리 부실로 큰 혼란을 빚었다. 지난해 영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스캔들의 당사자들은 낙마했고, 녹색당은 사상 처음으로 당선자를 냈다.
영국 곳곳에서는 이날 유권자들이 투표 마감시간인 밤 10시까지 줄만 서다가 발을 돌린 사태가 속출했다고 <비비시>(BBC) 등은 전했다. 런던 루이셤 지역에서는 유권자 300여명이 마감시간 때까지 줄을 서다 발길을 돌렸고, 중부 버밍엄과 북부 맨체스터 지역에서도 유권자 수백명이 투표를 하지 못했다. 북부 셰필드에서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서류작업이 늦어지면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3시간가량 줄을 섰으며 역시 일부는 투표를 하지 못했다.
닉 클레그 자민당 당수의 지역구가 있는 셰필드의 할람에서는 투표를 하지 못한 유권자들이 클레그 당수 집 앞에서 시위를 벌였고, 클레그 당수가 유권자들에게 개인적으로 사과하는 일이 벌어졌다. 뿐만 아니다. 리버풀에서는 투표용지가 동나 유권자들이 용지가 도착하기를 기다려야 했다. 마감시간에 걸려 발길을 돌린 유권자들과는 대조적으로 일부 투표소는 마감시간이 30분 정도 지나도록 열려있었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영국 선거법에는 마감시간이 넘으면 더 이상 투표용지를 나눠주지 못하게 되어 있으며, 마감시간까지 투표용지를 받은 사람까지만 투표를 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 제니 왓슨 영국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자세히 조사하겠다”며 “법을 바꿔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소송을 제기할 움직임까지 보여, 선관위의 행정 미숙사태가 앞으로 더 큰 파장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
피터 로빈슨 북아일랜드 자치정부 총리는 31년 동안 지켜왔던 벨파스트 지역 의원직을 잃었다. 로빈슨 자치정부 총리의 충격적 패배 원인은 지난해 드러났던 부인 아이리스와 19살 청년의 외도 스캔들 때문으로 영국 언론들은 보고 있다.
재키 스미스 전 내무장관은 지난해 영국을 흔든 또다른 스캔들인 주택수당 부당청구 문제 때문에 지역구인 중부 레디치에서 패배했다. 그는 지난해 자신이 청구했던 주택수당 중에 남편이 본 성인영화 요금까지 포함된 것이 드러나는 통에 각료에서 물러난 바 있다.
영국 녹색당 당수인 캐롤라인 루커스는 녹색당 사상 처음으로 남동부 브라이튼 파빌리온 지역에서 의원으로 뽑혔다. 영국 녹색당은 유럽연합 의회 선거에서는 당선자를 내왔지만 총선에서 당선자를 낸 것은 처음이다. 루커스는 “브라이튼 파빌리온 지역 사람들이 역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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