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캐머런 총리와 클레그 부총리.
명문가 출신 40대 정치인 공통점
총리 ‘온정적 보수주의자’ 평가
부총리 ‘영국의 체 게바라’ 별명
* 캐머런 : 새총리, 클레그 : 부총리
총리 ‘온정적 보수주의자’ 평가
부총리 ‘영국의 체 게바라’ 별명
* 캐머런 : 새총리, 클레그 : 부총리
[영국 보수-자민 연정 출범] 영국의 미래를 이끌 캐머런 총리와 클레그 부총리는 모두 40대 엘리트 정치인이다. 캐머런이 1966년 10월생, 클레그가 1967년 1월생으로 석달 차이밖에 안 난다. 둘 다 명문가 출신으로 엘리트 정치인 길을 걸었다. 캐머런은 부유한 증권거래인 가정에서 태어나, 명문 사립학교인 이튼스쿨을 거쳐 옥스퍼드대에서 정치학과 철학, 경제학을 공부했다. 클레그는 고조부가 제정러시아 검찰총장을 지냈고 아버지는 유나이티드 트러스트 뱅크 은행장이다. 케임브리지대에서 고고학과 인류학을 공부했다. 둘 다 일찌감치 정치적 야심을 품었다. 캐머런은 대학 졸업 뒤 곧바로 정치에 뛰어들어, 1992년 당시 재무장관 노먼 러몬트의 참모로 일했다. 그는 칼튼텔레비전에서 대외협력 간부로 7년간 일하면서 경력을 쌓았고, 2001년 의회에 진출했다. 클레그도 1999년 지방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한 뒤 유럽의회 의원을 거쳐 2005년 의회에 입성했다. 캐머런에게 엘리트 정치인의 이미지를 씻는 것은 총리가 되기 위한 최대 과제였다. 정력적이고 달변이라는 평가도 받았지만 약삭빠르다는 이미지가 따라다녔다. 이 때문에 그는 자전거를 타고 당사로 출근하면서 서민적인 모습을 보이려 노력해왔다. 또 선천성 장애를 앓다가 지난해 2월 숨진 6살짜리 아들 아이번의 얘기를 자주 꺼내며 유권자에게 다가섰다. 그가 보수당 당수치고는 사회복지 정책 등에 관심이 높은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이런 노력은 “온정적 보수주의자”라는 평가로 이어졌다. 반면, 클레그는 오히려 젊고 정력적인 정치엘리트 이미지가 변화를 갈구하는 유권자의 마음을 잡았다. 5개국어를 구사하는 클레그는 중앙 정계 입문 2년 만인 2007년 마흔살에 자민당 당수에 올랐다. 대학시절부터 “온건하고 합리적인 보수”라는 평가를 받은 보수 당수 캐머런과 달리, 클레그는 자유주의적이고 좌파적 성향으로 영국 정치의 변화를 이끌 ‘제2의 처칠’, ‘작은 오바마’로 떠올랐다. 40대 엘리트 정치인으로 이뤄진 총리-부총리 조합이 잘 굴러갈지는 미지수다. 미국의 부통령은 대통령 유고 때 대통령 직무대행을 맡는 반면, 영국 부총리는 명목상 2인자지만 총리 승계권도 보장되지 않는 비헌법적 직위이다. 이 때문에 영국 정치사에서 상당 기간 부총리가 존재하지 않았다. 최근 사례로 1997년 토니 블레어 총리가 존 프레스콧을 부총리에 임명했지만 상징적 위치에 머물렀다. 캐머런은 연립정부가 “내가 늘 믿어왔던 새로운 정치의 시작을 알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국 일간 <가디언>은 “자동적으로 권한이 따라오지 않는 위치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가 클레그의 두통거리가 될 것”이라고 12일 전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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