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새 총리(왼쪽)가 닉 클레그 부총리와 함께 12일 런던 총리관저 밖에 나란히 서서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런던/AFP 연합뉴스
재정적자감축등 일부 합의에도 방법론엔 큰 차이
“법인세 등 균열 예상”…대미관계 변화 없을 듯
“법인세 등 균열 예상”…대미관계 변화 없을 듯
[영국 보수-자민 연정 출범] ‘보수-자민 한살림’ 영국 어디로 19세기 후반 이후 사실상 노동-보수 양당체제였던 영국 의회정치에서 75년 만에 연립정부가 출범하게 됐다. 그것도 정치적 색채가 사뭇 다른 보수당과 자유민주당이 11일 한살림을 차렸다. ■ 어색한 동거? 지난 6일 총선 이후 닷새간의 연정협상 정국의 안개는 걷혔지만, 정치적 노선과 철학이 다른 두 당이 주요 정책을 어떻게 조정해 갈지, 자기 당의 지지층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11일 관저로 들어간 직후 연설에서 “재정적자, 사회문제 등을 해결하고 정치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재건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보수당 일각에선 “캐머런 총리가 다우닝가에 들어가려고 너무 많은 양보를 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데페아>(dpa) 통신이 전했다. 닉 클레그 자민당 당수는 연정 합의 직후 “연정 참여가 ‘변화’를 이뤄낼 절호의 기회라는 확신이 없었다면 연정에 합의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지지층을 다독였다.
보수-자민 연정 합의 내용
■ 외교·안보 ‘유럽연합 강화’ 및 ‘이민 정책’에서는 유럽통합에 회의적인 보수당이 판정승을 거뒀다. 유럽연합에 정부 권한을 이양할 경우 국민투표를 실시하고, 차기 의회에서 유로화를 채택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또 유럽연합 비회원국의 이민자들을 받아들이는 한도에도 제한을 두기로 했다. 그러나 클레그 부총리와 측근들이 강력한 유럽연합 통합론자들이어서 논쟁의 불씨는 남아 있다. 전임 정부가 ‘부시의 푸들’이란 오명까지 얻었던 대미정책도 연정 내부의 갈등이 예상된다. 클레그 자민당 당수가 미국으로부터의 독립적 외교노선과 아프간 주둔 영국군 철수를 강조해온 반면, 보수당은 영-미 동맹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워싱턴 포스트>는 12일 “자민당이 즉각 철군을 못박지 않은데다 보수당은 예비내각의 윌리엄 헤이그 외무장관과 리엄 폭스 국방장관을 새 내각에 그대로 기용할 계획이어서 영-미 관계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1일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캐머런 신임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축하 인사를 한 뒤 올여름 미국 방문을 초청했다고 영국 총리실이 밝혔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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