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유럽

부르카엔 ‘톨레랑스’ 없다?

등록 2010-05-19 21:49

프랑스 무슬림 쇼핑 중 봉변
금지법 추진 속 갈등 심화돼
부르카에 관한 한 프랑스 사회에 ‘톨레랑스’(관용)는 없는 것인가.

부르카 착용 금지법을 추진중인 프랑스의 한 도심에서 부르카를 입은 한 무슬림 여성이 봉변을 당했다. 지난 주말 프랑스 서부 낭트 인근 트리냑의 한 옷가게에서 60살 여성 변호사가 26살의 무슬림 여성 쇼핑객에게 험담을 퍼붓고 강제로 부르카를 벗기는 바람에 몸싸움이 벌어졌으며, 싸움에 가세한 변호사의 딸까지 3명이 경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8일 전했다. 무슬림 여성은 여성 변호사가 자신을 가면 쓴 괴물에 빗대면서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고 모욕한 뒤 머리의 부르카를 잡아챘다고 주장했다.

싸움은 옷가게 주인과 무슬림 여성의 남편이 뜯어말리면서 겨우 진정됐다. 이 무슬림 여성은 여성 변호사를 인종차별과 종교 모독 혐의로 고소했으며, 여성 변호사도 상대를 폭행 혐의로 맞고소했다. 여성 변호사는 경찰에 “베일을 쓴 쇼핑객을 보자 기분이 불쾌해졌다”며 “부르카 착용 금지법이 하루빨리 시행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논란의 와중에도 미셸 엘리엇 마리 프랑스 법무부 장관은 19일 부르카 금지법안을 내각에 제출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정부는 오는 7월 의회에 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프랑스 의회는 지난 11일 부르카 착용 반대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해 법안 통과가 확실시된다. 이 법안은 부르카 강요자에게 최고 1만5000유로의 벌금과 징역 1년형, 부르카 착용 여성에게는 100유로의 벌금을 선고하게 돼있다.

그러나 평소 톨레랑스를 강조해온 프랑스 사회에서 부르카 금지법 통과는 이슬람에 대한 불관용 내지 거부로 인식되면서 더욱 심각한 사회갈등을 낳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프랑스 인구 6400만명의 9%를 차지하는 무슬림 사회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10년 전 무슬림으로 개종한 한 프랑스 여성은 19일 <에이피>(AP) 통신에 “내게 부르카 착용을 강요할 사람도 없지만, 부르카를 벗지도 프랑스를 떠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무슬림들은 체포되면 유럽연합 인권재판소에 제소하겠다는 태도다.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는 프랑스 최고 행정자문기구인 국가평의회가 지난 주 최종보고서에서 “‘부르카 전면 금지’는 헌법 심의를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 의견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