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 물론 좌파도 예찬 나서
신세대들 “애들처럼 추종해”
신세대들 “애들처럼 추종해”
샤를 앙드레 조제프 드 골(1890~1970) 전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 전쟁영웅이자, 전후 프랑스의 자존심을 지킨 독립적인 외교정책을 추진한 정치인으로 기록되고 있다. 드골이 런던에서 독일 나치점령군에 맞선 저항을 독려한 첫 방송을 내보낸 지 70주년이 되는 18일이 다가오며 프랑스에선 드골의 정치적 상속자를 자처하는 정치인들의 경쟁이 뜨겁다.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는 정치인은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다. 사르코지는 18일 드골과 2차대전 전쟁영웅 얼굴들로 도배한 유로스타 특별열차를 타고 런던을 방문할 예정이다. 런던에 체류하는 몇시간 동안 그는 드골의 방송이 이뤄졌던 비비시(BBC) 방송국 본사의 스튜디오, 드골의 전시사무실 등과 함께 파리 근교에서 열리는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드골이 독일에 항복했던 프랑스 국민들에게 전했던 ‘희망’의 메시지를 유로화의 위기와 높은 실업률로 고통받는 지금의 프랑스인들에게 다시 전하겠다는 의도다. 우파 내에서 사르코지의 오랜 정적인 도미니크 드 빌팽 전 총리는 18일 기념일을 기해 자신의 정당 창당식을 거행해 드골의 진정한 후계임을 강조하겠다고 나섰다.
이처럼 드골주의가 프랑스 우파의 전유물처럼 비치는 측면이 있지만, 공화국시민운동(CRM)의 장 피에르 슈벤느망(71) 전 내무장관은 “드골의 원칙들을 정치인들이 필요에 따라 왜곡시켰다”며 “드골은 좌우를 초월했다”고 주장한다. 드골의 독특한 정치적 성향에 좌우의 정치적 스펙트럼을 넘나드는 정치인들이 서로 줄대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대조적으로 신세대들은 드골이 멀게 느껴지는 역사적 인물이고, 그를 추종하는 정치인들을 냉소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17일 보도했다. 17살의 지미 오글리오는 “드골주의가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는데도 정치인들은 애들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프랑스를 전향적으로 이끌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정치인들을 존경할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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