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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프랑스 아랍계 소요…이민자 폭동 또 불붙나

등록 2010-07-18 21:30

경찰 총맞고 아랍계 사망
그르노블 청년들 방화·시위
내무장관 강경대응 선포
2005년 폭동 재연될라 긴장
프랑스에서 이민자 폭동사태 재발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프랑스 남동부 그르노블 교외 빈민가에서 지난 17일 새벽부터 아침까지 아랍계 청년들이 자동차 50여대와 가게들에 불을 지르고 경찰과 총격전까지 벌이는 격렬한 소요 사태가 일어났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전했다. 프랑스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총을 쏴 시위를 진압하고 5명을 체포했으나 사상자는 없었다. 프랑스 당국은 “공공질서와 국가 치안권의 신속한 회복”을 다짐했다. 브리스 오르트푀 내무장관은 이날 오후 현지를 찾아 “이 나라에선 공공 권력이 결국은 항상 이겨왔으며 폭력집단에겐 미래가 없다”며 “이 지역의 마약 및 무기 밀거래도 뿌리뽑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폭동은 그르노블 교외의 한 카지노를 강탈한 혐의를 받던 카림 부두다(27)가 전날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사건으로 촉발됐다. 그의 추도식을 마친 아랍계 청년들은 자정 무렵 야구 방망이 등으로 무장한 채 트람(궤도전차)을 공격했으며, 경찰이 이들을 제지하면서 시위가 격화됐다. 새벽 2시30분께에는 시위자가 경찰에 총을 쐈으며 경찰도 대응사격을 했다고 경찰 대변인이 밝혔다.

이날 폭동은 날이 밝을 무렵 진압됐지만 사태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건 아니다. 이 지역엔 이슬람계 이주민이 많지만 대부분은 사회·경제적 차별과 소외로 프랑스 정부에 대한 불만이 팽배해 있다. 특히 이민자 2세 청년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겉돌면서 프랑스 사회의 시한폭탄으로 떠올랐다. 경찰은 이번 사태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꽃가게를 운영하는 한 주민은 “내무장관의 발언이 일부에겐 안심이 되겠지만 다른 사람들에겐 적대감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경찰노조 지역위원장 다니엘 쇼메티는 “최근 몇달새 그르노블에선 인종차별 문제 등으로 폭력사태가 급증해 경찰이 한계상황에 이른 지경”이라고 말했다.

프랑스에선 2005년 북부 클리시 수 부아에서 아랍계 이민자 청소년 2명이 경찰의 검문을 피해 달아나다 감전사고로 숨지자 이민자 사회의 불만이 폭발해 두 달 동안 건물 300여채와 차량 1만여대가 불타는 대혼란이 일었다. 이어 2007년 파리 북부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청소년 2명이 순찰차와 충돌해 숨진 사건을 계기로 이민자 소요가 재발했고, 지난해에도 동부 바뇰레에서 피자 배달 청소년이 경찰 검문을 피해 달아나다 벽에 부딪혀 숨진 뒤 청소년들과 경찰이 충돌하기도 했다.

프랑스는 전체인구 6400만명중 무슬림이 600여만명으로 유럽 최고 수준이지만, 최근 하원에서 부르카 금지법안이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되는 등 주류사회와 무슬림 사회 간의 갈등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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