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어, 회고록 첫 사인회 행사서
반전시위대 “창피한 줄 알라” 비난
반전시위대 “창피한 줄 알라” 비난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4일 반전 시위대들로부터 계란과 신발투척 세례를 받는 수모를 겪었다.
블레어는 이날 오전 자신의 회고록 <여정>(A Journey)’의 첫 사인회를 위해 아일랜드 더블린 시내의 한 서점을 찾았다. 차에서 내리는 순간 그를 기다리고 있던 시위대 쪽에서 “손에 피를 묻혔다”, “창피한 줄 알라”는 외침과 함께 계란, 신발, 병 등이 날아들었으나 블레어를 맞히지는 못했다고 <비비시>(BBC) 방송 등이 전했다. 블레어가 총리 재임 당시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앞장선 것에 대한 비난이었다. 특히 신발 투척은 2008년 이라크의 한 방송기자가 조지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에게 신발을 던진 뒤 극도의 경멸감을 표현하는 시위 형태로 굳어졌다.
블레어는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서점 안으로 들어갔다. 시위대 반대 쪽에는 300여명의 시민이 회고록 사인을 받기 위해 줄지어 있었다.
반전단체의 한 여성 활동가는 서점 안에까지 들어가 블레어 총리에게 책을 내밀었다가 사인을 하는 순간 “당신을 전쟁범죄 혐의로 ‘시민에 의한 체포’(citizen‘s arrest)를 하겠다”고 말했다가 곧바로 경호원들에게 끌려나가기도 했다. 경찰은 시위대 4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블레어는 서점에서 2시간 가량 사인회를 마친 뒤 엄중한 경호를 받으며 현장을 빠져나갔다.
블레어는 회고록에서 자신의 참전 결정을 옹호하고 친미 일변도의 시각을 드러냈으며, 북아일랜드 평화협정이나 중앙은행 강화 등 일부에 대해선 사실을 과장하거나 왜곡했다는 논란도 낳고 있다.
조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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