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유럽

헝가리 독성 슬러지 하천유입 차단 ‘사투’

등록 2010-10-07 08:58

환경재앙 확산 우려 ‘비상’
중부유럽에 위치한 헝가리에 5일 비상이 걸렸다. 알루미늄 제련소에서 나온 독성 슬러지로 인한 대규모 환경재앙이 주변국으로 확산되는 걸 막기 위해서다.

헝가리 정부는 즉각적으로 수도 부다페스트 서남쪽으로 160㎞ 떨어진 베스프렘주 어이커에 있는 알루미늄공장의 조업 중단과 함께 사고 발생지역 인근 3개 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리고 군경과 소방대원을 총동원해 유출된 독성 슬러지가 지류를 타고 국제하천인 동유럽의 젖줄 다뉴브강으로 유입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사고는 공장의 제련 폐기물을 보관하는 저수지 댐이 폭우로 무너지며 약 70만~100만㎥의 슬러지가 유출돼 빗물과 함께 인근 마을 3곳을 휩쓸면서 시작됐다. 추가로 마을 4곳이 영향을 받아 모두 7000여명의 주민이 소개된 가운데, 가옥 280여채 등 100억포린트(약 600억원)의 물적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 추산됐다. 또 적어도 4명이 익사하고 6명이 실종됐으며 120여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보크사이트광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로 이뤄진 붉은 슬러지는 부식성을 지닌 수소이온농도(pH) 13의 강알칼리성인데다 납과 카드뮴 등 중금속이 포함돼 접촉할 경우 살갗을 태우고 분진을 호흡할 경우 폐렴 등의 위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헝가리 당국은 군 헬기를 포함해 500명을 동원해 인근 머르철강에 수백t의 회반죽을 쏟아부어 폐기물의 흐름을 차단함으로써 지류인 러바강을 거쳐 70㎞ 떨어진 다뉴브강으로 폐기물이 유입되는 걸 막고 폐기물을 중화하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졸탄 일레시 환경장관은 “정화작업에 최소한 1년 이상 걸리고, 유럽연합 차원의 기술 및 재정지원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붉은 슬러지가 뒤덮은 40㎢가 넘는 오염지역의 토양은 적어도 2㎝의 지표를 제거해야 한다.

환경단체 그린피스의 독성폐기물 전문가인 카테리나 벤투소바는 <로이터> 통신에 “이번 사고가 지난 2000년 루마니아 북서부의 바이아마레 금광에서 유출돼 다뉴브강을 오염시킨 시안화폐기물 유출사고의 7배 규모”라며 “중금속과 부식성 소다수가 섞여 있어 영향이 더 광범위하고 중화시키는 데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단체인 ‘지구의 벗’ 헝가리지부 대표인 로베르트 피드리히는 “앞으로 10년 동안 이 지역에 살기 힘들 수 있고, 수백명의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사고를 일으킨 회사 쪽은 “유럽연합 폐기물 규정에 따르면 유출된 폐기물은 해롭지 않고, 임박한 재앙의 징후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강변했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