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능력 70% 손실…석유사재기
프랑스가 니콜라 사르코지 정부의 연금개혁법안에 반대하는 노동계의 총파업으로 심각한 연료부족 사태에 직면했다.
파업 이틀째인 13일 프랑스 정유공장 12곳 중 8곳이 가동을 중단하고 다른 3개 공장도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프랑스 전체 정유능력의 70%가 손실됐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프랑스 최대 석유업체 토탈 쪽은 프랑스 전역 1만2500여개 주유소에 공급할 기름 재고량이 충분하다면서도 “지금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전략적 비축분에 문제가 없는지를 심각하게 점검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탈사의 낭트 정유공장 노조는 다음주 월요일인 18일까지 파업을 계속하기로 표결했고, 페트로플러스의 루앙 정유공장도 14일까지 파업을 연장했다.
벌써부터 일부에선 석유 사재기가 고개를 들고, 주유소엔 기름을 넣어두려는 차량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또 석유 수입량 증대에 대한 압박이 커지면서 기름값도 덩달아 오를 조짐이다.
프랑스 국영철도(SNCF)와 파리교통공사(RATP) 등 교통 공공부문 노동자들도 14일까지 파업을 이어가면서 극심한 교통대란을 빚었다. 13일 도시고속철도는 3개 노선 중 하나만 운행했고, 지역 특급열차도 10곳 중 4곳에서만 운행했다. 그러나 전날 차질을 빚었던 유로스타 열차와 국제선 항공편은 이날 정상으로 돌아왔다.
프랑스 상원은 애초 이번 주말께로 예정했던 연금개혁법안 최종 인준투표를 “더 많은 토론을 위해” 20일로 미뤘다. 정부의 ‘법안 강행’에 맞선 노동계의 ‘저지 파업’도 그만큼 길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노동계는 이번 주말에 대대적인 전국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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