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보영화 빼닮은 러시아 스파이사건
“암살명령 내려” 보도도
“암살명령 내려” 보도도
냉전 이후 최대 스파이사건으로 평가됐던 지난 6월의 미국 내 러시아 간첩망 적발 사건이 다시한번 첩보영화와 같은 뒷얘기를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의 유력지 <코메르산트>는 11일 러시아 정보기관 고위간부 출신의 이중간첩이 미국내에 장기 암약중이던 이들 비합법 러시아 정보요원 10명의 신원을 미국 쪽에 넘겨줬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 사람이 러시아 대외정보국(SVR)에서 미국 지부의 고정간첩망을 관리해 오던 ‘셰르바코프 대령’이며, 그는 미국내 러시아 비밀요원들이 미 당국에 체포되기 며칠 전 러시아를 탈출해 미국에서 잠적했다고 전했다. 그가 탈출하기 직전 러시아 연방마약국에서 일하던 그의 아들도 사표를 내고 미국으로 도피했다. 그의 딸은 오랫동안 미국에 거주해 왔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코메르산트>는 러시아 대통령궁인 크레믈의 한 관리를 인용해 “암살자가 셰르바코프를 추적하고 있다”며 “누구도 그의 운명을 부러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정보당국에 체포된 이들 러시아요원은 서방을 위해 일했던 4명의 러시아인들과 교환조건으로 지난 7월 러시아로 추방됐고, 대외정보국의 전신인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 출신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이들의 환영식에서 ‘배신행위’를 비난하면서 “배신자들은 나쁜 결말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들 요원들은 지난달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으로부터 훈장을 받았다.
러시아 대외정보국과 미 중앙정보국은 <코메르산트>의 보도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전직 국가보안위 방첩담당 책임자를 인용해 “러시아 정부가 이들 요원들을 영웅으로 대우하는 것에 회의적인 러시아 국민들의 여론을 돌리기 위한 보도”라고 평가했다.
또 이 보도가 옛 소련 해체 이후 분리됐던 대외정보국과 연방안보국을 통합하려는 움직임의 일환으로 보여진다고 신문은 전했다.
보스턴에 거주하는 전직 국가보안위 요원은 “셰르바코프는 러시아 정보기관들과 크레믈이 내세운 관심돌리기이며, 러시아는 국가보안위와 같은 소련시절 정보기관을 조금씩 부활시켜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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