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윌리엄 왕자의 결혼발표 소식에 화제에서 밀리긴 했지만, 최근 영국에선 27살의 회계사 폴 챔버스를 둘러싼 논란으로 떠들썩했다. 트위터에 영국 공항 한군데를 ‘날려버리겠다’라고 메시지를 날려 기소된 인물이다.
지난 1월 챔버스는 남부 요크셔 지방의 로빈후드 공항이 폭설로 문 닫는 바람에 여자친구를 만나러 가려던 계획이 엉망이 되어버렸다. “제길. 1주일 줄테니 단단히 해, 안 그러면 공항을 하늘 높이 날려버릴 테야”라는 그의 트위터 메시지는 로빈후드 공항 요원의 눈에까지 띄게 됐다.
메시지를 넘겨받은 테러전문가들은 이는 교묘하게 가벼운 단어로 위장한, 암호화된 분명한 경고라고 해석했다. 체포된 챔버스는 직장을 잃고, 5월 재판에서 패소한 뒤 다시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 11일 법원은 그의 소송을 기각하고 모든 소송비용까지 물라고 결정했다. “지금과 같은 테러 협박 기운이 있는 이 나라에서 누구나 이런 결과를 예측하지 못해선 안된다”라는 게 이유다. 그는 영국에서 트위터 메시지로 첫 처벌을 받는 인물이 됐다.
소포폭탄 위협 등 유럽을 휩쓸고 있는 테러 공포증의 한 단면을 보여주기도 한 이 사건을 두고 영국에선 표현의 자유 논란이 불붙었다. 한 시민단체는 “법원 판결은 영국의 법치 시스템이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지 않음을, 그리고 21세기 사람들이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하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트위터에선‘내가 스파르타쿠스다’라는 이름이 붙어, 챔버스의 메시지를 리트윗하는 캠페인이 한창이다. 1960년대 영화 <스파르타쿠스>에서 자신들의 친구를 보호하기 위해, 노예들이 한사람씩 한사람씩 일어서며 “내가 스파르타쿠스다”라고 외친 것을 본뜬 캠페인이라고 <비비시>(BBC) 등은 전했다. 유명 배우 스티픈 프라이는 “벌금을 얼마든지 부과해도 전부 내가 내주겠다”고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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