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왕자, 평민 미들턴에 어머니 반지 끼워주며 청혼
8년 열애 끝에 결혼 발표
8년 열애 끝에 결혼 발표
“이 반지는 내게 아주 특별하며, 케이트도 내게 아주 특별한 사람입니다. 이 둘이 함께 있는 건 너무 당연해요.”
영국 왕위 계승 서열 2위의 윌리엄 왕자(28)의 결혼 발표로 영국이 떠들썩하다. 영국 언론은 이 소식으로 웹사이트를 도배하다시피 했고, 영국 전역은 축하 분위기에 휩싸였다.
오랜 기다림만큼이나, 청혼도 결혼 발표도 극적이었다. 윌리엄 왕자는 지난달 케냐 여행에서 동갑내기 여자친구 케이트 미들턴의 손가락에 어머니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약혼반지를 끼워주며 청혼했다. 푸른색 사파이어와 다이아몬드로 장식돼 은은한 격조가 풍기는 ‘어머니의 반지’는 8년간 열애 결실의 증거품이 됐다. 그동안 두 사람의 결혼설을 일체 부인해오던 영국 왕실은 16일 윌리엄 왕자가 미들턴과 내년 봄이나 여름에 결혼한다고 발표했다. 영국 왕실은 1660년 제임스 2세와 결혼한 앤 하이드 이후 350년 만에 평민 출신의 왕자비를 맞아들이게 됐다.
1997년 교통사고로 숨진 고 다이애나 왕세자비에 대한 영국인들의 사랑이 워낙 각별한데다, 윌리엄 왕자가 이 반지를 3주 동안이나 가지고 있으면서 “잃어버릴까 노심초사하며 청혼 기회를 엿봐왔다”는 사실에 두 사람의 결혼 발표는 더욱 드라마틱한 동화가 됐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윌리엄 왕자가 어머니의 반지로 청혼을 하면서, 그의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두 여성을 함께 데려왔다”고 평했다.
다정히 팔짱 낀 모습으로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윌리엄 왕자는 “케이트에게 어머니의 특별한 반지를 끼워준 것은 (돌아간) 어머니가 오늘의 기쁨과 흥분,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 삶을 함께할 것이란 사실을 놓치지 않기를 바라는 나만의 방식”이라며, 어머니와 신부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고백했다.
미들턴도 다이애나 왕세자비에 대해 “영감이 넘치는 여성”이라며 존경심을 표시했다. “왕실의 식구가 되는 게 두렵다”면서도 “내가 잘 해나가길 희망한다”는 다짐도 보였다. 미들턴은 결혼식 날 자신의 세례명을 따 ‘캐서린 6세’라는 왕비 칭호를 받게 된다.
2001년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대학에서 처음 만난 이후 둘은 2005년 스위스의 한 스키장에서 파파라치들에게 사진이 찍히면서 처음 언론에 노출됐다. 2007년에는 황색 언론과 파파라치들의 등쌀에 시달린 끝에 잠시 결별하기도 했다. 미들턴은 어린이 파티용 완구를 만드는 아버지와 항공사 스튜어디스 출신의 어머니를 두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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