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양국 단절등 경고해와
추가로 드러난 미 외교전문
영국이 270명이 숨진 팬암기 폭파 사건 범인을 석방하는 데 리비아 정부의 압력이 작용했다는 내용의 외교 전문이 공개됐다.
<가디언>은 영국 스코틀랜드 교도소에서 지난해 8월 풀려난 리비아인 압델바셋 알메그라히의 석방을 위해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 등이 압력을 가했다는 내용이 위키리크스 폭로 외교 전문에 실려 있다고 7일 보도했다. 이 사건은 1988년 팬아메리카월드항공 여객기가 스코틀랜드 상공에서 폭발해 미국인 189명을 비롯한 270명이 숨진 사건으로, 영국 경찰은 폭발물질 추적을 통해 리비아 정보요원이던 알메그라히를 붙잡았다.
알메그라히의 석방 전인 2008년 10월 런던 주재 미국 대사관 대리공사는 국무부에 보낸 전문에서 “리비아는 알메그라히의 조기 석방 문제를 적절히 처리하지 않으면 양국 관계의 ‘엄청난 후퇴’가 있을 것이라고 영국 정부에 경고했다”고 보고했다.
리비아 주재 미국 대사도 지난해 1월 전문에서 “리비아에서 영국의 상업활동 즉각 중단, 정치적 관계의 단절 또는 축소 등의 위협이 가해졌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영국은 교역 단절이나 자원개발권 박탈을 우려해 알메그라히의 석방을 결정했다는 게 미국 외교관들의 판단이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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