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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학비 인상’에 성난 영국 대학생들, 찰스 왕세자 ‘롤스로이스’ 덮쳤다

등록 2010-12-10 20:51수정 2010-12-10 22:18

하원, 3배 인상안 통과시켜
2만명 거리서 경찰과 충돌
‘연정 참여’ 자민당은 내분
9일 저녁 뮤지컬 거리로 유명한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 거리. 시위대들이 롤스로이스 차량 한대에 달려들었다. 차량에는 영국의 찰스 왕세자와 부인 커밀라가 타고 있었다. 20명 안팎의 시위대들은 주먹과 몽둥이, 병으로 차를 마구 두들겼다. 유리창이 금갔고, 차에는 페인트가 뿌려졌다. 일부는 “목을 자르자”고 소리쳤다.

찰스 왕세자는 아내가 놀라자 손을 잡으며 진정시켰다. 경찰이 시위대를 차량에서 떼어놓고야 습격은 끝났다. 찰스 왕세자 부부는 부상을 입지 않았으며 애초 일정대로 자선공연에도 참석했지만, 영국인들의 왕세자 부부 공격은 이날 시위가 얼마나 격렬했는지 보여줬다.

영국 하원은 이날 대학의 학비를 현재 1인당 3290파운드에서 최고 9000파운드(약 1622만원)까지 세 배 가량 올리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학비 인상안을 찬성 323표 대 반대 302표로 통과시켰다.

대학생 등으로 이뤄진 시위대 약 2만여명은 이날 오후 런던 도심 의사당 주변 도로 등을 점거하며 시위를 벌였으며, 경찰과 곳곳에서 충돌했다고 <비비시>(BBC)는 전했다. 최소 경찰 12명과 시위대 43명이 다쳤으며, 시위대 34명이 체포됐다. 시위대는 “교육은 파는 것이 아니다”라고 소리쳤으며, 대학 학비 인상안이 하원에서 통과되자 “부끄러운 줄 알라”고 외쳤다. 일부는 비틀스의 노래를 부르며 평화롭게 시위를 벌였지만, 일부는 벽돌을 경찰에 던지고 정부 건물 유리창을 깨는 등 시간이 지날수록 폭력적 양상을 보였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시위대는 대학 학비 인상안의 근본 배경인 긴축 재정안을 마련한 재무부 건물로 몰려가 창문을 깨뜨리며 건물 진입을 시도해 경찰과 대치했으며, 트래펄가광장에 설치된 거대한 크리스마스 트리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시위에 참가한 킹스칼리지 학생 쉬반 데이비드(19)는 “나는 교육이 공짜여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학비 세 배 인상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학생뿐 아니라 상당수 고등학생들도 시위에 동참했다.

영국 정부와 경찰은 이날 시위가 “무분별한 파괴행위”라고 비난했다. 영국 경찰은 또 왕세자 부부 습격이 사전에 모의됐는지 여부 등 사건 경위를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왕실은 경호 소홀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영국 연립정부가 대학 학비 인상안을 어렵게 통과시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부정적 여론 때문에 정치적 부담은 여전하다. 특히 연정에 참여하고 있는 자유민주당은 총선 때 학비를 인상하지 않겠다고 공약해놓고 의견을 바꿔 당내에서도 분란이 일었다. 학비 인상안 표결 과정에서 자민당 의원 21명 중 최소 3분의 1이 반대표를 던졌으며, 자민당 출신 각료 중 최소 1명은 기권했다고 <에이피> 통신은 전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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