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법원 “수갑·전자태그 부착해야” 조건 달아
지지자들 환호…스웨덴 검찰 항소땐 못 풀려나
지지자들 환호…스웨덴 검찰 항소땐 못 풀려나
내부고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39)에 대한 보석이 허가됐다.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치안법원은 14일 오후 어산지와 보증인 등이 출석한 가운데 열린 2차 심리에서 변호인이 제시한 조건 등을 검토한 뒤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하지만 스웨덴 검찰 쪽을 대리하는 영국 변호인이 항소할 경우 어산지는 항소심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풀려나지 못한다.
스웨덴 사법당국으로부터 스웨덴 여성 2명에 대한 성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어산지는 지난 7일 런던 경찰에 자진 출석해 체포된 뒤 곧바로 보석을 신청했으나 “도주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인권변호사로 유명한 제프리 로버트슨 등 변호인단은 이날 도주 우려가 없도록 어산지의 영국 내 고정 주소지를 제시했고, 레스토랑 디자이너이자 어산지의 친구인 세라 손더스 등이 20만파운드(3억6000여만원)의 보석금을 법원에 제출했다. 어산지의 도피 당시 피난처를 제공했던 언론인클럽인 프런트라인클럽의 창립자 본 스미스가 거주지를 제공했고, 각계 유명인사 10여명이 보석 보증인으로 나섰다.
하지만 영국 법원은 그가 풀려나더라도 수갑과 전자태그를 차고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변호인단은 어산지가 성폭행 등의 혐의가 있다며 그를 넘겨받으려는 스웨덴 사법당국의 시도와 계속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웨스트민스터 치안법원에는 각국에서 온 기자 수백명이 진을 쳤으며 법정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법원 밖에 몰려 있던 지지자들은 보석이 허가됐다는 소식에 환호성을 질렀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보석 결정에 앞서 출두 직전 어산지는 어머니를 통해 “나의 확신은 흔들림이 없고, 나의 이상에 끝까지 충실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어머니 크리스틴이 <오스트레일리안 티브이>에 나와 읽은 메시지에서 어산지는 자신에 대한 혐의가 “불법적이고 부도덕하다”고 주장하며, 전세계에 이런 움직임으로부터 자신의 일과 자신의 사람들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또 그는 비자카드, 마스터카드 및 페이팔 등 위키리크스에 대한 기부를 중단하게 한 업체들을 두고 “미국 외교정책의 도구들”이라고 비난했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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