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독 소유 영국 신문사 ‘유명인 전화해킹 사건’
브라운 총리 압박해 무마 의혹…정치스캔들로
브라운 총리 압박해 무마 의혹…정치스캔들로
미디어 제왕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신문사의 ‘유명인 전화 해킹 사건’이 정치 스캔들로 비화되고 있다. 신문사 쪽의 사과와 보상방침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머독판 워터게이트’사건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며 머독이 궁지로 몰리고 있다.
영국 최대 타블로이드 신문 <뉴스오브더월드>는 10일, 2005~2006년 이 신문사에 의해 저질러진 유명인 전화 해킹사건과 관련해 ‘음성메일:사과’라는 제목 아래 “오늘 우리는 공개적이고 전면적인 사과를 모든 당사자들에게 한다”며 공개 사과를 실었다. 이틀 전에도 모회사인 뉴스인터내셔널은 성명을 내고 전면적인 사과, 법적 책임의 인정, 보상을 밝혔다.
<뉴스오브더월드>는 테사 조웰 전 문화부 장관과 그의 전 남편, 축구선수이자 방송인 앤디 그레이, 출판인 니콜라 필립스, 영화배우 시에나 밀러 등 유명인들의 전화를 해킹해 음성메시지를 훔쳐봤다. 이 사건은 왕실뉴스 편집책임자 클리브 굿먼과 사설탐정 글렌 멀클레어가 구속되며 일단락되는 듯 했다.
문제가 다시 불거진 것은 머독이 2009년 고든 브라운 당시 총리 쪽을 설득해 수사 확대를 막았다고 <업저버>가 보도하면서다. <업저버>는 거스 오도넬 당시 내각부 장관이 총선을 앞두고 이 사건 수사를 확대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민감하다고 제지했다고 전했다. 야당이던 보수당 당수 데이비드 캐머런의 공보 담당자이자 <뉴스오브더월드>의 편집인을 지냈던 앤디 컬슨이 전달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캐머런의 측근인 컬슨은 지난 1월 결국 사임했다. <가디언>은 <뉴스오브더월드> 쪽이 브라운 총리의 전화를 해킹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피해자 쪽은 머독 쪽의 사과를 거부했다. 시에나 밀러의 변호인은 “밀러의 사생활에 대한 무도한 침해와 관련해 어떠한 화해 제안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소송을 진행중인 8명의 피해 유명인들의 변호인단도 이 사건에 책임있는 모든 이들을 법정으로 데려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들은 머독 쪽이 배상비용으로 책정한 2천만파운드(354억원)의 두 배인 4천만파운드도 부족하다며 피해자는 최대 7000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런던경시청은 45명의 전담 수사반을 꾸렸다. 런던 고등법원도 모든 관련 이메일과 메모 등을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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