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전한 ‘마피아의 키스’ 뉴스 화면. <인디펜던트> 누리집 갈무리
키스 장면 처음으로 공개
‘보호’ ‘신의’ ‘비밀엄수’ 뜻해
‘보호’ ‘신의’ ‘비밀엄수’ 뜻해
건장한 사내 두명이 길고도 진한 입맞춤을 나눈다. 쉴 새 없이 카메라 플래시가 터진다. 열정적이면서도 비장한 키스는 경찰이 둘을 떼어내고서야 끝이 났다. 지난 8일 이탈리아 나폴리 경찰본부 앞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들은 동성애 연인이 아니라 악명 높은 나폴리 마피아 패밀리 ‘카모라’의 조직원들이었다. 둘은 키스를 끝으로 입을 다물 것이다.
경찰에 체포된 마피아 조직원들이 ‘침묵으로 조직의 비밀을 지키겠다’는 뜻으로 키스하는 모습이 처음으로 대중에 공개됐다고 영국 <인디펜던트>가 10일 보도했다. 마피아 조직원들의 키스는 비밀 엄수와 조직 결속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이탈리아 일간 <라스탐파>는 “하급 조직원들은 키스를 나눔으로써 서로에게 ‘우리는 조직원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영역을 지키겠다’, ‘조직은 당신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우리는 감옥에서도 말을 하지 않겠다”는 공증을 받는 의식이자, 라이벌 조직 등 제3자에게 “우리 조직은 강하다”는 메시지를 과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마피아 재판의 전문가 증인인 정신과 의사 코라도 데로사는 “카모라 조직원들이 서로 키스를 나눈다는 말은 들었지만, 대중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한 것은 처음”이라며 “그런 식으로 키스를 한 것은 매우 중요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계획된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마피아가 키스로 ‘침묵 서약’을 하는 것은 아니다. 로사 박사는 “보수적인 남부 시칠리아 마피아는 동성애를 극도로 혐오한다. ‘코사 노스트라’ 조직원들이라면 그런 키스는 생각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나폴리 마피아인 카모라 패밀리는 훨씬 ‘리버럴’하고 ‘모던’하며, 조직이 굴러가고 돈만 벌 수 있다면 남들이 어떻게 보든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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