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재정긴축안 가결 이후
국제 금융시장이 그리스의 긴축안 통과로 안정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그리스 국내에서 반발이 계속되고, 그리스가 실제로 이 긴축안을 집행할 능력이 있을지도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이다.
구제금융 집행 조건인 긴축안이 그리스 의회를 통과한 29일 미국 다우지수는 72.73포인트 오른 12261.42로 마감하며 지난 3월말 이후 연 사흘째 최대 폭으로 올랐다. 스톡스유럽지수는 1.7%, 런던의 에프티에스이(FTSE) 지수는 1.5% 오르는 등 유럽 증시도 모두 올랐다. 유로화는 1.44 달러 이상으로 오르며, 나흘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27.8%에 달하는 그리스 국채의 이자율은 상승세를 멈추고, 미세한 하락을 보였다.
유럽 재무장관들은 내달 3일 브뤼셀에서 회동해, 그리스에 대한 추가 구제금융 협상을 다시 시작한다. 추가 구제금융의 핵심적 현안인 그리스 국채를 보유한 민간투자자들의 고통분담을 놓고, 프랑스가 제시한 ‘자발적 차환’에 독일 쪽이 일단 긍정적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 방안은 2012~2014년 만기가 되는 그리스 국채에 대해 50%는 새로 발행되는 만기 30년 국채로, 20%는 유럽연합이 우량 국채로 각각 차환하고, 나머지 30%는 현금으로 상환받는 것이 뼈대다. 어떤 식으로든 외부적 강제에 의한 국채만기의 연장은 사실상 ‘디폴트’라고 평가하던 신용평가회사들도 이 방안에 대해 디폴트로 취급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이런 방안들이 모두 합의됐다고 해도, 그리스의 디폴트를 피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외신들은 평가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국민의 저항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긴축안의 핵심인 증세와 지출 감축이 제대로 실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긴축안은 최저임금에도 세금을 부과하는 등 빈곤계층에게도 부담을 지우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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