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년 미 연방청사 폭파…‘비료 섞은 폭탄’ 닮아
미 범인 2001년 사형…노르웨이 최고형 21년
미 범인 2001년 사형…노르웨이 최고형 21년
노르웨이 오슬로 정부청사에 대한 폭탄테러는 1995년 미국 오클라호마 연방청사 폭탄테러와 여러모로 닮아 모방 범죄가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현지 경찰도 연관성을 따져보고 있다.
두 사건은 우선 극우파가 저지른 것으로, 차량에 실은 사제폭탄으로 정부청사를 공격했다는 점이 같다. 168명이 사망한 오클라호마 연방청사 테러에도 이번처럼 비료가 사제폭탄 원료로 쓰였다. 오클라호마 테러범 티머시 맥베이는 질소 비료에 연료 등을 혼합해 강력한 사제폭탄을 만들 수 있었다. 노르웨이 테러범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는 지난 5월 비료 6t을 구입한 것으로 파악됐는데, 현지 경찰은 브레이비크가 비료를 대량으로 구입하는 데 대한 의심을 차단하려고 일부러 농장을 차렸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비료에 들어 있는 질산암모늄 성분은 연료와 결합되면 폭발력을 갖는데, 2002년 인도네시아 발리 폭탄테러에도 비료가 재료로 쓰였다는 주장이 있다.
두 사건은 종교적 맥락이 있다는 공통점도 지녔다. 오클라호마 사건의 맥베이는 범행 2년 전 기독교 이단세력에 대한 연방수사국(FBI)의 단속 과정에서 발생한 집단 자살에 대해 보복한다며 연방청사를 파괴했다. 노르웨이 사건의 브레이비크는 반이슬람주의와 기독교 근본주의가 자신을 움직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두 사건은 극우주의자들의 자생적 테러가 얼마나 위험한지도 더불어 알려주고 있다.
하지만 맥베이가 2001년 사형을 당한 것과는 달리 브레이비크는 목숨을 내놓을 일은 없다. 사형제가 없는 노르웨이에서 가장 무거운 형이 징역 21년형이기 때문이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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