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슬로 법원 판사 “브레이비크, 무죄라고 주장”…경찰 “사망자 76명”
노르웨이에서 총기 난사와 폭탄테러로 적어도 93명을 살해한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32)가 공범의 존재 가능성을 진술했다. 이번 사건이 조직적 범죄로 밝혀지면 사건은 또다른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
25일 브레이비크에 대한 구속수사 여부를 심리한 오슬로 법원의 심 헤예르 판사는 재판 뒤 <시엔엔>(CNN) 등으로 중계된 기자회견에서 “브레이비크가 ‘우리 조직에 2개 세포가 더 있다’는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브레이비크는 검거된 직후에는 단독범행임을 주장했었다. 그가 공범의 존재 가능성을 주장함에 따라 테러를 도운 극우파 조직이나 인물이 더 있을 것이라는 추정에 힘이 실리게 됐다. “2개의 세포”는 브레이비크가 범행을 저지르기 전 인터넷에 올린 ‘유럽 독립 선언’에도 나오는 표현으로 확인됐다. 노르웨이 경찰은 그러나 이어 열린 기자회견에서 “브레이비크가 단독범행 주장과 세포들이 있다는 말을 번갈아 하며 모순된 진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헤예르 판사는 브레이비크가 폭탄테러와 총기 난사를 저지른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죄는 짓지 않았다는 주장을 했다고 전했다. 브레이비크는 “문화적 마르크스주의”와 싸우고 “유럽을 구하기 위해” 강력한 경고를 보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고 그는 전했다.
법원은 40여분의 심리 뒤 경찰이 요청한 8주짜리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또 브레이비크에 대해 면회와 서신 교환, 언론 접촉을 금지시켰다. 법원은 브레이비크의 자기선전에 이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심리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한편 노르웨이 경찰은 우퇴위아섬에서 실어온 주검 수가 기존 숫자보다 적다는 이유로 확인된 사망자 수를 93명에서 76명으로 정정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