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테러 사건 뒷이야기
벨기에 극우 의원 “미·유럽에 사상 문건 등 보내
”변호인 “브레이비크, 사살 안당해 놀라…미친 듯”
벨기에 극우 의원 “미·유럽에 사상 문건 등 보내
”변호인 “브레이비크, 사살 안당해 놀라…미친 듯”
노르웨이 테러범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가 테러를 저지르기 직전 1000여명에게 자신의 사상과 범행 계획을 설명하는 ‘2083: 유럽 독립 선언’ 문건과 동영상을 이메일로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벨기에 극우정당인 플레미시 이익당의 탕아위 페이스 의원은 브레이비크가 오슬로 정부청사 앞에서 폭탄을 터뜨리기 1시간17분 전에 자신을 비롯해 유럽인과 미국인 계정 1003곳으로 이메일을 보냈다고 26일 밝혔다. 그는 브레이비크가 수신자들을 “서유럽 애국자”로 부르면서 “이 선물을 아는 사람 모두에게 배포해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말했다.
페이스 의원은 이메일 수신처를 분류해 보니 영국이 4분의 1가량으로 가장 많았다고 말했다. 또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미국 등에서 쓰는 이메일 주소가 수신처로 설정돼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주로 유럽 극우파들로 추정되는 이메일 수신자들의 브레이비크와의 관계나, 이들이 사건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가 주목 대상이 되고 있다. 페이스 의원은 자신이 왜 브레이비크에게 이메일을 받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영국 언론들은 브레이비크가 영국수호연맹이라는 극우단체에 각별한 관심을 표시해 이 단체에 대해 의혹의 눈길이 쏠린 가운데 많은 영국인들이 그한테서 이메일을 받은 것으로 드러난 점이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영국 경찰이 이메일 수신자 목록을 입수해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브레이비크는 자신이 2002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템플기사단 결성식에서 12세기에 십자군전쟁에 동참한 노르웨이 왕 시구르의 이름을 가명으로 얻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브레이비크의 변호인 예르 리페스타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브레이비크가 힘과 용기를 배가하려고 테러 전에 약물을 복용했다고 밝혔다. 리페스타드는 약물 성분을 밝히지는 않았다. 그는 “브레이비크는 ‘1차 폭탄 공격 직후 사살당할 것으로 생각했었다’며 자신이 제지당하지 않은 데 놀라움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또 “브레이비크는 자신이 전쟁을 치르고 있기 때문에 그런 행동이 죄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모든 증상으로 볼 때 그는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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