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인종·빈민지역 불만 쌓인듯
경찰 총격에 시민 사망 ‘도화선’
경찰 총격에 시민 사망 ‘도화선’
영국 런던 북부 토트넘에서 6일 밤 경찰의 총격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져, 경찰 26명과 시위대 수십명이 다치고 약탈과 건물이 불에 타는 폭동으로 비화했다.
이날 일어난 폭동은 지난 4일 경찰이 총기검사를 하려고 차량을 세우다 주민 마크 더건(29)에게 총기를 발사해 숨지게 하자, 이에 항의하며 벌어졌다. 토트넘은 유럽에서 가장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사는 빈민지역 가운데 한곳으로, 최근 일고 있는 인종주의와 반이민 분위기가 폭동으로 비화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의 총격으로 숨진 마크 더건의 친구와 친척 등 120여명은 6일 오후 5시30분께 축구경기장 인근인 토트넘 하이로드에 모여 ‘정의’를 외치면서 경찰서까지 행진하며 평화적 시위를 벌였으나, 밤이 깊어지면서 폭력시위로 변했다. 불어난 시위대는 경찰 차량과 건물 등에 화염병을 던지며 새벽까지 과격시위를 벌였다. 일부 시위대는 인근 상가로 몰려가 상점과 현금인출기를 부수고 약탈하기도 했다. 밤새 벌어진 시위로 이 지역 건물에서 연기가 새나오고 길거리에는 온통 돌조각이 난무했고, 경찰은 도로를 차단하고 이 지역을 봉쇄했다.
토트넘은 1985년에도 경찰의 수사에 항의하는 폭력시위가 발생해 경찰 1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치는 최악의 폭동이 일어난 곳이다. 다인종 거주지역인데다 인종간 대립과 경찰에 대한 반감이 커 언제든지 폭력시위 발생 가능성이 있는 곳으로 꼽히고 있다.
이날 폭동의 원인인 경찰에 의한 총기사망 사건의 정확한 경위는 드러나지 않고 있으나, 더건이 탄 택시를 세우는 과정에서 4발 이상의 총탄이 발사되며 더건이 숨지고 경찰도 다쳤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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