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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하늘 두쪽나도 떠난다던데…
유럽 정상들 ‘이판국에 무슨 휴가’

등록 2011-08-12 20:24

‘유로존 재정위기’ 사르코지·메르켈 등 줄줄이 업무복귀
프랑스에서 폭염으로 수천명이 숨진 2003년 여름, 자크 시라크 당시 프랑스 대통령은 꿋꿋하게 캐나다에서 3주간 휴가를 즐겼다. 비난이 빗발쳤지만, 하늘이 두쪽나도 휴가에 집착하는 유럽인들의 성향을 보여주는 일화가 됐다.

하지만 후임인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그만큼 배짱을 부리지 못했다. 지중해 휴양지에서 3주 일정의 휴가를 절반가량 보낸 사르코지 대통령은 결국 지난 10일 휴가를 중단하고 파리로 돌아왔다. 갑자기 더 악화된 유로존 재정 위기 때문에 각료들과 비상대책회의를 하기 위해서다. 그는 휴가중에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며 재정 위기 대책을 논의했고, 그의 측근은 “대통령이 휴가를 중단하면 대중들이 더 공황 상태에 빠진다”는 입장까지 밝혔었다. 하지만 상황이 심각해지자 집무실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앞서 독일의 메르켈 총리도 지난 8일 휴가를 중단하고 베를린으로 돌아와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유로존 1·2위 경제대국인 독일과 프랑스의 정상들은 오는 16일 파리에서 만나 위기의 해법을 논의한다.

지난주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으로 2주짜리 휴가를 떠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런던을 난장판으로 만든 소요사태 때문에 지난 9일 급거 귀국했다. 비슷한 시기에 미국 캘리포니아로 여행을 떠난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캐머런 총리가 소집한 임시의회에 참석하기 위해 귀국길에 올랐다.

위기의 진원지인 스페인의 정치 지도자들도 휴가를 즐길 엄두를 내지 못한다.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총리와 엘레나 살가도 재무장관은 지난주에 떠나기로 했던 휴가를 미루고 금융시장 불끄기에 전념하고 있다.

<에이피>(AP) 통신은 각국 지도자들이 유로존 위기에도 불구하고 휴가를 즐긴다면 금융시장에 그들이 위기 대처에 미온적이라는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긴축정책으로 서민들은 허리띠를 조르게 만들어놓고 자신들은 호화로운 휴가를 보낸다는 불만도 피해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에는 미국 대통령도 더 눈치를 봐야 할 것 같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이 월말에 지난해처럼 매사추세츠주 마서스 비니어드섬으로 휴가를 떠난다고 10일 밝혔다. 그는 ‘경제가 안 좋은데 대통령이 휴가를 즐긴다’는 비판을 사전에 차단하려는듯 “대통령은 언제든 연락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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