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 총재
뉴욕 법정서 혐의 벗었지만…프랑스인들 냉담
성폭행 혐의 기소가 취소된 도미니크 스트로스칸(사진) 전 국제통화기금 총재가 고국 프랑스 귀국을 앞두고 있다. 25일 현재까지 미국 뉴욕의 임시거처에 머물고 있는 그의 귀국을 앞두고 프랑스에선 다시 그의 정치 복권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일단 스트로스칸이 법정에서 혐의는 벗었지만, 대선후보 복귀 등에 대해선 회의적 시각이 우세하다. 사회당의 유력 정치인으로 스트로스칸을 지지했다가 지금은 지난 대선 후보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표를 밀고 있는 피에르 모스코비치는 그의 시절이 끝난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상황은 근본적으로 바뀌었다”며 “(사회당의 대선후보) 경선은 스트로스칸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에 말했다. 스트로스칸이 혐의를 벗기 시작한 지난 7월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3분의 2가 그가 ‘대선에 출마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대선 출마는 힘들지만 사회당과 프랑스 좌파의 버팀목 구실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 모스코비치는 “그는 독보적인 국제적인 경험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했다. 자유시장을 지지하면서도 사회주의적 가치를 지닌 스트로스칸이 현재의 금융위기 상황에서 좌·우파 모두로부터 지지를 모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스트로스칸의 변호인 쪽은 그를 고소했던 호텔 여종업원 나피사투 디알로가 제기한 민사소송에 대해 맞고소를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기소 취하가 “성폭행 피해자들을 침묵하게 할 우려가 있다”며 “(피해자들이) 힘있는 사람과 맞서는 것이 더 힘들다고 느끼게 될 수도 있다”는 여권 운동가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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