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비오 베를루스코니(74) 이탈리아 총리
돈 받은 성매매 사업가 체포
미성년자 성매매 여성과 관계를 맺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74·사진) 이탈리아 총리가 성매매를 주선한 사업가에게 거짓 증언을 해달라며 거액의 돈을 건넨 것으로 드러나 다시 한번 망신을 샀다.
이탈리아 검찰이 베를루스코니 총리에게 돈을 뜯어낸 잠파올로 타란티니와 그의 아내 안젤라 데베누토를 1일 아침 체포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전했다. 검찰은 또 이 뒷거래를 중개한 온라인 신문 편집인 발터 라비톨라를 수배했다. 타란티니는 고급 매춘부인 파트리치아 다다리오 등에게 돈을 건네 베를루스코니 총리 집 파티에 보낸 인물이다.
나폴리의 프란체스코 그레코 검사는 총리가 타란티니 부부에게 소송비와 주택비 등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정확한 액수를 밝히지 않았으나, 지난주 이 사건을 특종 보도한 이탈리아 주간지 <파노라마>는 타란티니가 50만유로(7억5000만원)를 받은 것 외에도 매달 용돈을 더 받았다고 보도했다. 돈을 건넨 시점도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베를루스코니는 특히 검찰의 이번 수사과정에서 녹음한 전화 통화에서 비속어와 막말을 여러차례 쏟아낸 것으로 밝혀져 망신살이 더욱 뻗쳤다. 그는 라비톨라와 통화를 하며 “사람들은 내가 ‘여자와 XX(성행위를 뜻하는 비속어)했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건 그들이 말할 수 있는 전부”라거나 “나는 XX 상관없으며 몇 달 있으면 나가 XX 내 일이나 신경써야겠다. 나는 구역질 나는 이 똥 같은 나라를 떠날 것”이라고 욕설을 내뱉었다고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이 전했다.
베를루스코니는 2009년 한 파티에서 17살의 모로코 출신 벨리댄서 카리마 엘 마루그(일명 루비)와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밀라노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성매매는 범죄가 아니지만, 여성이 18살 미만이면 처벌을 받는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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