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원자력 건설기업
탈원전 흐름에 사업 철수
“친환경 에너지에 집중”
탈원전 흐름에 사업 철수
“친환경 에너지에 집중”
독일의 엔지니어링그룹 지멘스가 18일(현지시각) 원전 사업 완전 철수를 선언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주요 원전 기업이 탈원전을 선언한 첫 사례다.
지멘스의 최고경영자(CEO) 페터 뢰셔는 독일 주간지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지멘스에서 원전 사업의 역사는 끝났다. 더는 원전을 짓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결정이 “탈원전이라는 독일 정치권과 사회의 명확한 태도에 대한 기업으로서의 대응”이라며 “앞으로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비비시>(BBC) 등은 독일 정부가 지난 5월 2022년까지 독일 내 17개 원전을 모두 폐쇄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스위스 하원도 원전 폐쇄를 결정하는 등 전세계적으로 원전 사업의 미래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멘스는 독일의 17개 원전 건설 모두에 참여했고, 현재도 원전의 운영·유지보수 등에서 활발한 사업을 벌이고 있는 전통의 원전 기업이다. 2000년대 후반 들어 원전 건설 붐이 일자 프랑스 아레바나 러시아 로사톰 등 전문업체와 제휴를 맺으며 의욕적으로 원전 사업을 추진했으나 결국 이날 완전 철수 결정을 내렸다.
업계에선 미국·프랑스·일본 업체에 비해 최근 신형 원전 수주전에서 지멘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아 당장 원전시장에 큰 변수가 되진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비비시>는 지멘스의 선언이 탈원전을 향한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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