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산지 “미국 금융사들이 후원계좌 차단” 비난
내부고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재정난을 못이기고 문을 닫았다. 위키리크스의 창립자 줄리언 어산지는 미국 금융회사들의 후원계좌 폐쇄 조처를 비난하며 새로운 기부금 모금 수단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어산지는 24일 영국 런던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분간 위키리크스를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위키리크스 대변인 크리스틴 흐라픈손은 다음달 28일 새로운 기밀문서를 공개하며 다시 사이트를 열 것이라고 밝혔지만, 재정난이 계속된다면 이마저도 불가능할 수 있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 등은 보도했다.
지난해 많을 때는 한달에 10만유로(1억5700만원)나 후원금을 걷던 위키리크스는 그해 11월 미국 외무부의 기밀 문서를 폭로한 뒤로 한달에 6000~7000유로(1000만원 안팎)밖에 후원을 못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산지는 이런 상황이 비자·마스터 등 카드사와 페이팔,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이 위키리크스와 관련된 금융거래를 모두 차단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어산지는 이들에 대해 “은행 업계의 선두 업체들이 미국 우익의 하수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위키리크스 누리집은 지지자들에게 직접계좌이체, 수표를 이용하거나 티셔츠나 지갑 등 위키리크스나 어산지가 새겨진 물건을 사는 방식으로 후원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어산지는 또 서방이 아닌 국가의 부자들과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영국 <가디언>은 전했다.
현재 스웨덴 여성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스웨덴 당국의 송환에 맞서 보석 상태에서 법정 싸움을 벌이고 있는 어산지가 재정난이라는 또다른 암초를 만난 셈이다. 어산지는 성폭행 혐의는 전혀 근거가 없으며, 스웨덴 송환은 미국의 음모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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