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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극우 성향 커지는 유럽 젊은이들

등록 2011-11-07 21:05수정 2011-11-07 22:01

영국 싱크탱크, 대규모 첫 극우성향 조사
온라인상 극우당 가입자 ⅔가 30살 미만
이슬람 혐오가 주원인…경제위기도 한몫
‘평화의 나라’ 노르웨이에서 지난 7월 발생한 총기 테러는 ‘유럽 극우주의’의 위험성을 만천하에 알렸다. 그 뒤 3개월이 지난 현재, 유럽에서 극우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크게 맹위를 떨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의 싱크탱크인 데모스는 온라인에서는 처음으로 극우에 대한 대규모 조사를 벌였다. 우선 페이스북에서 유럽 11개국 14개 극우정당에 회원으로 가입한 45만명의 프로필을 조사한 데 이어, 그중 1만여명을 설득해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들의 자세한 연구결과는 7일 영국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먼저 알려진 조사결과는 사뭇 충격적이다. 온라인에서 극우정당에 가입한 회원 중 3분의 2가 30살 미만이었고, 그중 4분의 3은 남성이었다. 페이스북 회원 중 30살 미만이 절반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젊은이들 사이에서 극우 성향을 가진 사람이 늘고 있는 증거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젊은이들을 극우 성향으로 이끈 것은 주로 ‘이슬람 혐오증’이었다. 설문 응답자 대부분이 경제적 문제보다는 ‘이슬람이 싫어서’를 극우정당 가입의 이유로 꼽았고, 무슬림들이 이민자로 유입돼 지역사회를 망가뜨리고 있다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다. 독일이나 네덜란드 등 최근 유로존 재정위기 상황에서 부담이 커지고 있는 국가의 시민들 사이에서는 “왜 우리가 남유럽 국가를 위해 돈을 내야 하느냐”는 국가이기주의도 점차 위세를 올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네덜란드의 유럽의회 의원인 에미네 보즈쿠르트는 “5년 안에 우리는 (유럽 사회에서) 국수주의, 이슬람·외국인 혐오증을 포함한 증오와 반목을 보게 될 것”이라며 “이 무서운 추세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영국 <가디언>에 말했다.

유럽에서 극우는 현재 프랑스의 유력 정당으로 내년 대선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보일 것이 확실한 ‘국민전선’(NF)부터 영국에서 길거리 캠페인을 벌이는 영국수호동맹(EDL)까지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추세다. 특히 “자신들은 인종주의자가 아니라 국가 전통의 수호자라는 이들의 캠페인이 온라인에서 젊은이들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영국 노팅엄 대학 정치학과 매슈 굿윈 교수는 지적했다.

정치 전문가인 개번 티틀리는 이런 극우 확산의 원인을 유럽 각국이 미국과 공조해 벌인 ‘테러와의 전쟁’에서 찾았다. 그는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와의 전쟁에서 유럽 주류 정치인들이 사용한 (이슬람에 공격적인) 언어나 태도는 이들 극우파에게 정당성을 안겨줬다”고 꼬집었다.

설문조사 결과 1만여명의 극우정당 온라인 회원 중 67%가 최근의 선거에서 극우정당의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고 응답했다. 이미 이들이 유권자로서 상당한 힘을 행사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영국의 전 외무장관인 데이비드 밀리밴드는 <가디언>에 “이 보고서는 이제 유럽이 극우주의의 확산을 외면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시사해 준다”고 말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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