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수술…여자로 변신
안나 그로츠카 의원 선서
동성애 의원도 함께 탄생
안나 그로츠카 의원 선서
동성애 의원도 함께 탄생
가톨릭 교회의 영향력이 큰 보수적인 폴란드에서 첫 성전환자(트랜스젠더) 의원이 탄생했다.
8일 폴란드의 새 의회 출범에서 트랜스젠더 의원인 안나 그로즈카(57)가 의원 선서를 했다. 그는 크리지스토프라는 이름의 남성이었으나, 타이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은 뒤 여성으로 변신했다. 이날 의회 출범에서는 폴란드 의회의 첫 동성애자 의원인 로베르트 베드론도 함께 의원 선서를 했다.
성전환자와 공개적인 동성애자가 폴란드에서 의원이 된 것은 그동안 막강했던 교회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는 신호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들 의원들의 소속 정당인 ‘팔리콧 운동’은 강력한 반교회 입장을 표방한 데 힘입어 지난 10월 총선에서 10% 득표를 하며 제3당으로 급부상했다. 낙태, 동성결혼, 마리화나 합법화 등이 이 당의 공약이었다.
특히, ‘팔리콧 운동’의 부상은 폴란드의 젊은 세대가 가톨릭교회의 위계질서에서 벗어나고 있는 추세를 보여준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전했다. 폴란드 도미니카수도회의 전 수장인 마시예 지에바는 “이는 폴란드에서 가톨릭교회가 상징하던 종교적 형식이 젊은 사람들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는 실질적 신호”라고 지적했다.
그로즈카 의원은 “유권자들은 현대적인 폴란드, 다양성에 개방된 폴란드, 모든 국민들이 각자의 차이와 상관없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폴란드를 원했다”며 “나는 그들의 기대를 배반할 수 없다”고 <에이피>(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베드론 의원도 앞으로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 반대와 동성애 커플의 권리 확장에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그로즈카 의원과 베드론 의원은 의사당에서 나란히 의석을 배치받았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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