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거국내각 구성 합의한지
사흘지나도 새총리 인선못해
사흘지나도 새총리 인선못해
“폼페이 최후의 날을 보는 것 같다.”(야당 의원 알렉시스 치프라스)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총리의 퇴진으로 한숨 돌리는 듯 했던 그리스 정치권이 새 총리 인선을 놓고 대립하고 있어 정치적 불확실성을 고조시키고 있다. 국가 부도 사태란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서도 ‘자리 싸움’이나 하고 있는 그리스 정치권을 향해 국내·외 안팎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그리스 여야는 거국내각을 구성하기로 한 지 나흘째가 되는 이날까지도 새 총리의 이름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전날 파판드레우 총리가 TV 생중계를 통해 “온 힘을 다해 새 총리, 정부를 지지할 것”이란 말로 사실상의 퇴임 연설을 할 때까지만 해도 모든 게 순조로운 듯 보였다. 하지만 연설 이후 총리 인선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여야 회담 도중 극우주의 정당인 라오스의 게오르기오스 카라차페리스 대표가 회담장을 박차고 나온 뒤 논의는 불발에 그쳤다. 카라차페리스 대표는 “이런 위중한 상황에 파판드레우 총리와 (야당인) 신민당의 안토니오 사마라스 대표 간 전략 게임을 보는 게 서글프다”고 말해, 총리 인선 과정에 두 정당의 이견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이런 돌발 상황에 언론들은 “그리스 정치 기준으로도 난장판인 하루였다”고 비난하며 새로운 총리 후보에 대해 온갖 추측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전날까지만 해도 집권 사회당 출신인 필리포스 페찰니코스 현 국회의장이 차기 총리에 추대될 것이란 보도가 거의 확실시 됐지만, 루카스 파파데모스 전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의 이름도 계속 거론되고 있다. 특히 파파데모스 전 부총재가 사마라스 신민당 대표를 만나 새 정부 구성 문제를 논의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밖에도 바실레이오스 스쿠리스 유럽사법재판소(ECJ) 소장 등의 이름은 물론, 파판드레우 ‘재추대론’까지 나오고 있다.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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