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의 한복판에서 치러진 동유럽 2개국 총선에서 중도좌파 성향의 야당이 모두 승리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국가인 슬로베니아에서 4일 치러진 총선에서 수도 류블랴나의 조란 얀코비치 시장이 이끄는 신생정당인 ‘긍정적인 슬로베니아’(LZJ)당이 28.5%의 득표율로 집권 사회민주당(득표율 10.5%)과 제1야당인 슬로베니아민주당(˝ 26.3%)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다른 유로존 국가들처럼 슬로베니아 정부도 극심한 재정위기와 경제침체로 민심을 잃었다. 얀코비치 대표는 “이번 선거결과는 슬로베니아가 올바른 방향으로 갈 것이란 점을 보여준다”며 “시민들이 효율적인 국가를 원하는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창당 2개월 만에 제1당 대표가 된 얀코비치는 집권을 위해선 연정을 꾸려야 하는데, 각 정당들의 득표율이 워낙 낮아 우파 정당까지 아우른 이질적인 연정 구성이 불가피하게 됐다.
내년 6월 28번째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입이 예정된 크로아티아에서도 이날 총선에서 중도좌파 야권연합이 압승할 전망이다. 개표율 70%를 넘긴 5일 오전 현재 득표율을 의석수로 환산하면, 야권연합은 전체 의석 151석 중 78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됐다. ‘꼬끼오 수탉의 울음’으로 명명된 야권연합에는 지난해 10월 사회민주당, 국민당, 이스트리안민주연합, 연금생활자당 등 4개 야당이 참여했다. 반면 중도우파 연정을 이끈 집권 크로아티아민주연합은 48석을 얻는 데 그칠 것으로 추산됐다. 조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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