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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20 21:12 수정 : 2005.01.20 21:12

데일리텔레그래프 보도
라이스는 “시한 못박기 주저”

영국 정부가 최근 이라크 주둔 외국군 철수계획을 빠른 시일 안에 발표할 것을 미국 쪽에 촉구하고 나섰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텔레그래프>가 20일 보도했다.

신문은 “오는 30일 (제헌의회 구성을 위한) 총선이 치러진 뒤 적어도 두세달 안에는 이라크 주둔 외국군의 철수에 대한 잠정적인 시간표가 나와줘야 한다는 게 정부 당국자들의 생각”이라며 “이들은 비록 잠정적인 내용이라도 일단 철군계획이 발표되면 이라크 임시정부에게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외국군이 이라크를 영구적으로 점령하려 한다고 주장하는 저항세력의 선전도 설득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신문은 총리실 고위관계자의 말을 따 “잠정적인 철군계획을 밝히는 것은 외국군이 이라크에서 언젠가는 물러날 것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는 중요한 정치적 신호”라며 “이미 이라크 내부 주요 정치세력들은 외국군 철수 시점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으며, 미국도 이 문제가 조만간 현안이 될 것임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구체적인 철군계획을 밝히는 것은 “약한 모습으로 비춰져 저항세력에게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다”며 반대해 온 미국의 주장과는 사뭇 다른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앞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지명자는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중요한 것은 임무를 완수하는 것으로 구체적인 철군 시한을 못박기가 주저된다”며 “(철군을 통해) 우리의 책임을 줄이기 전에 먼저 이라크인 스스로 이를 떠맡을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데일리텔레그래프>의 보도와 관련해 영국 외교부는 논평을 거부했지만, <로이터통신>은 “블레어 총리는 이라크 파병으로 지지율이 급락했으며, 특히 영국군 병사들이 이라크인 포로를 학대하는 장면이 담긴 사진이 19일 공개되면서 다시 한번 발목이 잡혔다”며 “오는 5월로 예상되는 총선을 앞두고 이라크 파병군의 철군 계획이 나온다면 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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