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사르코지 재선운동 지원
“진보 확산 맞선 EU판 보수연합”
“진보 확산 맞선 EU판 보수연합”
유럽연합(EU) 차원의 ‘보수 대연합’이 이뤄지나? 앙겔라 메르켈(사진 오른쪽) 독일 총리가 29일 니콜라 사르코지(왼쪽) 프랑스 대통령의 재선 운동 지원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메르켈 총리가 소속된 집권 기민련의 헤르만 그뢰에 사무총장은 이날 베를린에서 열린 당 행사 연설에서 “메르켈 총리가 올봄 사르코지 선거운동에 같이 모습을 드러내며 그를 적극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뢰에 사무총장은 “사르코지가 엘리제궁에 적합한 인물이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현재 프랑스 대선운동에서 앞서는 사회당을 겨냥해 “먼지 낀 개념과 좌파의 환상에 사로잡혀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메르켈 쪽의 사르코지 지지 발표는 사르코지가 자국에서 금융거래세 도입과 소비세 인상 등을 발표하는 기자회견 중에 나왔다. 지지율에서 사르코지를 앞서고 있는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가 프랑스 대통령으로 당선될 경우, 사르코지와 메르켈이 추진해온 유럽부채위기 해결책이 물거품이 될 우려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올랑드 후보는 두 사람이 추진한 유로존 재정협약에 대한 재협상을 주장하는 한편, 독일이 완강히 반대하고 있는 유럽중앙은행의 유로채권 발행 등 성장촉진책을 선거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이날 사르코지의 발표에 대해서도 사회당과 노동계는 소비자가 부담하는 소비세 인상을 ‘물타기’ 하기 위해 미약한 세율(0.1%)의 금융거래세를 도입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 국가 정상이 다른 나라 정상의 선거운동에 공개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메르켈과 사르코지의 연대는 최근 월가점령 운동 등 금융위기 이후 전세계적인 진보운동의 확산에 맞서는 첫 보수 정치세력의 대응으로 평가된다. 사르코지는 2009년 독일 총선에서 메르켈을 지원한 바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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