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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영국 정보기관, 채플린 신상털었다

등록 2012-02-17 16:26

미 FBI, ‘공산주의자’ 혐의로 수사협조 의뢰
미국에 매카시즘(반공 운동)의 광풍이 불던 1950년대 초, 영국 출신의 영화배우이자 감독인 찰리 채플린(1889~1977)이 미 연방수사국(FBI)의 수사협조 의뢰로 영국 정보기관 엠아이5(MI5)의 집중적인 감시와 뒷조사를 받았던 사실이 확인됐다. 또 채플린이 1889년 4월16일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다는 통설과 달리, 그의 정확한 출생지와 생년월일은 미스테리에 쌓여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가디언> 등 영국 언론들이 17일 보도했다.

MI5가 이날 공개한 비밀기록을 보면, 1952년 미 연방수사국은 ‘공산주의자’ 혐의가 있는 채플린의 본명이 ‘이스라엘 손스타인’이라는 첩보의 진위 여부를 비롯한 신상 정보를 영국 정보기관에 요청했다. 엠아이5는 채플린의 출생 기록을 샅샅이 뒤졌으나, 1889년 4월16일 영국 어디에서도 채플린 또는 손스타인이라는 이름의 아이가 태어난 흔적을 찾지 못했다.

당시 미국 주재 MI5 요원은 미국 쪽에 “채플린이 공산주의 전선조직에 자금을 제공하고 있으며, 적자확인 소송과 이혼 소송을 진행중”이라고 알려줬다. 채플린이 미-소 친선협회 로스앤젤레스 지회에서 “공산주의에 장점이 많으며, 우리는 그런 장점을 취하고 단점은 버릴 수 있다”는 발언을 했다고도 통보했다.

미 연방수사국은 MI5에 채플린이 영국 공산당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알아봐달라는 요청도 했으며, 이에 따라 MI5는 채플린의 전보를 도감청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미 연방수사국은 무려 2000쪽 분량의 채플린 관련 파일을 만들었는데, MI5는 “채플린이 공산주의 동조자이긴 하지만, 공격적이거나 급진적 인물이 아니다”는 결론을 미국 쪽에 통보했다.

미국은 그러나 1952년 영국 순회공연을 나간 채플린의 재입국을 막았고, 채플린은 스위스에 정착했다. 1912년 미국 이주에서부터 40년에 걸쳐 꽃피웠던 그의 천재적인 예술 활동이 서서히 내리막길을 걷는 계기였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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