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갈릴레이 재판 문서 등 100종 사상 첫 공개
유대인 감사편지 전시 ‘교황 친나치 논란 불식’ 분석도
유대인 감사편지 전시 ‘교황 친나치 논란 불식’ 분석도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의 파문문서, 지동설을 주장하는 ‘불경’을 저지른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재판기록, 헨리 8세의 이혼 요청 편지….
세계사를 뒤흔든 바티칸의 비밀문서들이 대거 공개됐다. <아에프페>(AFP) 통신 등은 29일(현지시각) 로마 카피톨리노 박물관에서 열린 ‘룩스 인 아르카나’(비밀 속의 빛) 전시회에 수세기 동안 교황청 비밀서고에 보관돼 있던 100종의 문서가 일반인에게 선보였다고 전했다. 댄 브라운의 소설 <천사와 악마> 등이 화제를 불러일으키면서 교황청 비밀서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자 교황청이 일부 문서를 직접 공개하고 나선 셈이다. 교황청은 “역사적인 문서들이 바티칸 시국의 담을 넘어 세상에 나온 것은 사상 처음일 뿐만 아니라 유일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또한 이번 전시회가 교황청 비밀서고에 관한 허구로 가득 찬 음모론을 해소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전시회는 9월9일까지 계속된다.
세상에 나온 문서들은 교황청 비밀서고에 보관중인 것으로 알려진 문서 1000여점 중 일부다. 교황청 비밀서고는 자동으로 온도와 습도가 조절되는 첨단 장치를 갖췄으며, 선반의 길이를 모두 합치면 85㎞에 이른다고 독일 <데페아>(dpa) 통신은 전했다.
교황과 황제 사이의 권력 분할에 관한 10세기 양피지 문서,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 이후 신대륙을 스페인과 포르투갈 두 나라가 분할 통치하도록 한 15세기 알렉산데르 6세 교황의 칙령, 성베드로 성당 건축에 관한 미켈란젤로의 편지, 템플기사단의 재판기록 등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교황청이 내심 화제를 일으키기를 바란 것은 교황 비오 12세 재임 시절 나치에 수감된 유대인과 관련한 문서일 것이다. 교황 비오 12세는 2차 세계대전 당시 홀로코스트를 묵인했다는 비난을 들어왔고, 2009년 그가 복자로 시복된다는 소식에 이스라엘이 극렬히 반대하기도 했다. 공개된 문서 중 3건은 이탈리아 남부 수용소의 상황에 대한 보고서와 1942년 수용소에 옷과 천을 보내줘서 고맙다는 유대인 랍비의 감사편지, 1944년 교황과 만난 유대인 수용자가 그의 지원에 감사를 표시한 문서 등이다. <아에프페> 통신은 어릴 적 히틀러 소년단에 잠깐 가입하기도 했던 현재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친나치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이번 문서 공개를 주도했을 것이라는 분석을 전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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