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용의자 구금·고문 관련 ‘해당국, 자국관리 기소’는 처음
폴란드의 전 정보기관 수장이 미국의 불법적인 비밀감옥 운영에 협조한 혐의로 전격 기소됐다. 즈비그니에프 시에미옹트코프스키 전 폴란드 정보국장이 권력남용, 전쟁포로에 대한 부당한 자유 박탈과 가혹행위 혐의 등으로 체포돼 기소됐다고 <에이피>(AP) 통신이 28일 현지 일간 <가제타 비보르차>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2000년대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면서 자국의 인권 관련 규제를 피하기 위해 테러 용의자들을 동유럽과 아랍, 아프리카 등 고문이 묵인되는 국외의 비밀수용소에 불법 구금하고 가혹한 심문을 해왔다. 이와 관련해 해당국이 자국의 고위관리를 기소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2002~2004년 폴란드 정보국장을 지낸 시에미옹트코프스키 전 국장은 <에이피> 통신에 “모든 절차가 국가 비밀이므로 아무런 언급을 할 수 없다. (혐의에 대해) 확인도 부인도 않겠다”며 입을 다물었다. 폴란드 검찰은 미국 정보기관에 비밀감옥 운영을 승인한 더 고위급의 관리들이 있는지와 테러 용의자들이 고문을 받았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중앙정보국의 전 관리들은 문제의 감옥이 2002년 12월부터 이듬해 여름까지 운영됐으며 구금자들은 가혹한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유럽의 인권기구인 유럽평의회와 유엔도 미국이 폴란드에 비밀감옥을 운영했던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당시 구금자들의 증언도 확보됐다.
폴란드 검찰은 2008년부터 비밀 수용소와 관련한 수사를 벌여왔는데, 수사가 확대되면서 레스 제커 밀러 전 총리도 비밀감옥 운영을 승인한 것이 확인되면 유죄 선고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가제타 비보르차>는 전했다. 당시 권력층 인사들은 그런 시설의 존재 자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조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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